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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의 건학이념이 구현될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겠다.”과거 교육 정중앙에 있던 사학은 오랜 시간 국민들의 불신으로, 건학이념 구현은 고사하고 제 정체성조차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정호영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은 무엇보다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비리로 얼룩진 사학의 과거를 청산하고, 국민들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 더불어 정 회장은 사학의 견고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정호영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을 만나 대한민국 사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물었다.아래는 그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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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23 대한민국 교육대상’ 교육인물 부문 대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 소감은?과분한 상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그동안 대한사립학교장회와 함께 좋은 정책이 교육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힘을 다해 노력했다.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과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으로서 앞으로도 대한민국 교육정책 제안과 현장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Q.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으로 취임 이후, 행보나 주요 성과에 대해 말해보자면?지난 2019년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의 100여 년 역사 중 첫 ‘지방출신’ 회장으로 당선돼 올해 임기 4년째를 맞고 있다. 당선 이후 초등과 중등으로 분리해 운영돼왔던 사립교장회를 초중등으로 통합해 2022년부터 대한사립학교장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아울러 회계 투명성과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적자 예산이었던 수익 구조를 2023년부터 흑자 예산으로 변경하는 업적을 이뤘다.정책적인 면에서는 특히 ‘2025년 고교학점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25년에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면 사학은 교원 수급 부분에서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진다. 교과목 상치교사 발생, 과원 교사 발생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육부와 정책을 점검해 이를 법인 간 교원 전보를 통해 사학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한다.교원을 위한 ‘사학연수원 건립’도 주요 공약 사항 중 하나다. 공립학교 교사들은 임명받은 후 일주일 이상 기본적인 연수를 받고 업무를 시작한다. 반면, 사립학교는 교사 연수 없이 업무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수가 없는 탓에 사립학교 교원은 사학과 학교법인 등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국·공립과 사립에 대한 차이점 등을 인식하기 어렵다. 교원들의 이해도가 낮은 만큼 사학에 몸담고 있다는 자부심과 사립학교 교사로서 가져야 하는 사명감·소명 의식 등에 대한 부분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로 사학에서는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교사를 채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사학연수센터를 건립해 2023년부터는 각종 직무연수를 비롯한 사학관련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이외에도 교육부와 직접 실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교원 임용과 관련해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도록 목소리를 내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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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한사립학교장회는 어떤 곳인가?대한사립학교장회는 대한민국 교육단체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사립학교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지난 1919년 설립돼 올해 104주년을 맞이한 유서 깊은 교직단체이다. 현재 사학의 발전을 위해 전국 1,700여 명의 사립초·중·고등학교장이 활동 중이며, 사립학교의 발전을 위한 연구와 정책 개발, 사립학교장의 권익을 도모하기 위한 교직단체다. 지난 2022년 한국사립초등학교와 통합해 대한사립학교장회로 명칭을 변경했다.Q. 대한사립학교장회의 최근 주요 현안은 무엇인가?사립학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국가가 어렵고 힘들 때 뜻있는 사학 경영자들은 자신의 전 재산을 헌신해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교육과 국가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오늘날에는 그들의 애국과 애족 정신이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대한사립학교장회는 과거 사학 경영자들의 정신을 계승해 다시 한번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에 사학이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또한, 사학의 건학이념이 구현될 수 있는 정책과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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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임기 중에 사학임용고시를 꼭 실현 시키고 싶다’라고 했다. 사학임용고시의 필요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사학임용고사 실현은 역시 주요 공약 중 하나다. 2022년 ‘사립학교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각 사립학교는 개인 법인별 임용고사를 실시할 수 있었다. 당시 사학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교사 채용 관련 비리’ 문제였다. 더 이상 교사 채용 관련 비리로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지 않도록 ‘사립학교 임용시험 제도’ 실시를 제안했다. 공정한 채용시스템으로 사립학교 교원을 선발함으로써 국민 신뢰 회복은 물론 공정성을 확보하는 등 사학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바로잡자는 것이었다. 이후 강제적인 임용고사가 시행됨에 따라 사학임용고사는 현재 중단돼있는 상태다.임용고시와 관련된 문제점 중 하나는 공립학교 임용고사 커트라인 보다 밑도는 사립학교 임용시험 커트라인으로, 사립학교 교사의 수준을 낮게 판단하는 것이다.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들은 임용시험보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애정과 시간을 쏟고 있기에 임용고시에 전념한 교사준비생들과는 점수 차가 크게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학은 ‘가르치는 전문적인 지식 능력을 측정하는 평가’보다는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교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에 사립학교 임용시험을 학교 수업과 내용에 맞는 평가과정으로 특성화하는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이는 현행 사립학교법 안에서도 교육부 장관, 교육감 등이 인정하면 규칙 형태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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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임용절벽’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학임용고시 실현은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육에서 사학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일본·유럽 등은 8~18%밖에 되지 않는데,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의 사학 비중이 40%에 달한다.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 교육의 사학 비중이 과하게 큰 것이며, 이것은 국가가 담당해야 할 공교육을 개인이 희생해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학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규모학교 해산법과 같은 일시적 정책을 통해 학교법인 경영자들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노무현 정부 때도 학교 운영에 투입했던 비용들을 적절하게 배상하는 법안인 ‘농어촌소규모 학교 해산법’으로 일시적인 사립학교의 퇴진을 추진했던 바 있다. 그러나 ‘농어촌’에 한정돼 지원했던 법이기 때문에 도시의 모든 학교에 적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1996년에 시작해 2006년 소멸된 해당 법안은 현재 활용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법안을 ‘소규모학교 해산법’으로 재시행해 학교를 해산할 수 있는 그 길을 열어주면, 사학의 비중을 20%까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2025년까지 일시적으로 적용하면 사학과 초․중등교육의 많은 문제점을 풀어주는 해결책이 되리라 생각한다. 비슷한 법안이 지속해서 국회에 상정이 되고 있지만 여야가 합의를 못 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국가 재정을 위해서라도 구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사학의 비율을 절반 이하로 축소하고, 학급당 학생 수의 OECD 수준으로 조정하며, 논의되고 있는 교전원을 통한 의무 발령으로 학교의 필요한 추가 인력을 배치할 때 임용절벽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Q. 현재 창원고등학교 교장으로도 역임 중이다. 교장으로써 가장 중요시하는 학교 운영방침은 무엇인가?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이며, 대한민국 교장회를 총연합하는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이기도 하기에 교장이라는 직책에 대한 무게감은 매우 크다. 교장 역시 사람을 기르는 교육자며 교사이기에 교육을 통해 성장해가는 학생들을 보는 보람은 참으로 큰 기쁨이다. 교사의 열정과 헌신을 통해 학생들이 성장하는 좋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학생들은 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준비를 학창 시절에 해야 하고, 학교에서 긍정적인 마인드, 감사와 겸손과 배려와 인내를 배워서 주변의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사회인이 성장할 수 있는 학교가 되기를 원한다.Q. 끝으로 지난 1987년 평교사로 시작해 교육 현장 일선에서 몸담아왔다. 교사로서 소신이 있다면?공립학교에서 20년, 사립학교에서 16년을 근무했다. 교사는 직업이 아닌 소명 의식이 있어야 하는 성직이다. 자신이 접하는 학생 모두의 인생에 영향을 주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직업이기에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교사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교사는 기다려 줄 줄 아는 인내심, 사랑의 마음, 열정 등 전문적 지식보다는 인성적 역량이 더 중요하다. 학생들을 이해해 주고 기다려 줄 줄 아는, 그런 인간을 사랑하는 교사가 많아져야 우리나라가 더 행복해지리라 생각한다.글=장희주 조선에듀 기자(jhj@chosun.com) #조선에듀
[인터뷰] 정호영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사학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꼭 회복하겠다”
- ‘2023 대한민국 교육대상’ 교육인물 부문 선정
- 대한사립학교장회, 첫 ‘지방출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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