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윤수 교육감 “인성교육과 학력신장이 최우선 과제”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3.03.20 15:23

- ‘2023 대한민국 교육대상’ 교육인물 부문 선정
- 2025년까지 ‘학교를 깨우는 아침 체인지 활동’ 전체 학교로 확대
- 학생교육원 ‘부산학생인성교육원’으로 탈바꿈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열린 교육행정 구현, 투명한 부산교육 만들겠다”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은 그 누구보다 바빴다. 시민들과 꾸준한 소통은 물론 ‘아침 체인지 운동’ ‘부산학력개발원 개원’ ‘부산 1호 사립대안학교 장대현중고등학교 개교’ 등 공약 이행을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 올해 역시 중요 과제인 ‘인성교육’과 ‘학력 신장’을 위해 하윤수 교육감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선에듀는 하윤수 교육감을 만나 그가 만들어갈 부산교육의 미래를 엿봤다. 다음은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과의 일문일답이다.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좌)과 한덕희 조선교육문화미디어 대표(우)의 모습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좌)과 한덕희 조선교육문화미디어 대표(우)의 모습
    Q. 최근 ‘2023 대한민국 교육대상’ 교육인물 부문 대상을 축하합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교육감으로서, 교육자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쑥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그동안 묵묵히 꿋꿋하게 제 역할을 한 점을 격려하기 위해 주신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혼자 잘해서 받은 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산시교육청 직원분들과 같이 주변에서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을 대표해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제가 해야 할 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도 부산교육을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힘쓰고 계신 모든 분께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Q. 취임 이후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모습이 이번 교육대상의 수상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나요?

    ‘민선 제5대 부산광역시교육감’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신 부산 시민과 교육 가족의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교육감으로서 부산교육의 현황을 파악하고, 약속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취임 초기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뚝심 있게 교육정책을 펼쳐왔습니다. 1호 공약인 부산학력개발원을 전국 최초로 개원했고, 학력 신장과 공교육 바로 세우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교육감 만난 Day’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났고, 학교 밖 청소년 등 교육 취약 계층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장대현중고등학교를 정식 대안학교로 인가하는 등 많이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진심들이 많은 분께 잘 전해진 것 같습니다.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교육감 만난 데이(day)’, ‘교육감 Talk! Talk! 데이’ 등 직접 소통을 실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간 만났던 현장이나, 민원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를 하나 소개해주시겠어요?

    올곧은 교육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교육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부산 시민, 교육 가족과 함께 중지를 모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늘 강조해왔습니다.

    부산시 교육청 별관 1층에 ‘교육감 소통공감실’을 만들었고, 지난해 8월부터 매월 주기적으로 부산 시민들과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학교 운동부 운영, 부산 사상구 교육 환경, 발달장애 학생의 교육복지 문제 등 부산 시민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듣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힘써 왔습니다.

    그중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학부모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도 소통과 공감으로 열린 교육행정을 구현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부산교육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올해 추진할 주요 현안이나 사업은 무엇인가요? 

    부산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다양한 사업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인성교육과 학력 신장입니다.

    인성교육을 위해 등교 시간 친구들과 부대낌을 통해 인성은 물론, 체력과 지력을 키울 수 있는 ‘학교를 깨우는 아침 체인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아침 체육활동에 대해 부산 시민의 약 90%가 공감하시고 지지했습니다. 또한 올해 시범적으로 52개교에서 우선 시행하려고 하였으나, 학교의 신청을 받아본 결과 고등학교를 포함한 200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교별 특색과 지역적 여건을 고려해 학교 자율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2025년까지 전체 학교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학생교육원을 부산학생인성교육원으로 탈바꿈해 인성교육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흩어져 있는 모든 인성교육 프로그램들을 한곳에 모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부산 인성교육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앱으로도 보급할 계획입니다. 부산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해양수련원 설립도 본격 추진하고, 교육공동체 복원 대토론회와 걷기대회, 인성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인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학력 신장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사업이 추진될 계획인가요?

    ‘부산학력개발원’을 중심으로 부산 학생의 기초학력 보장 및 학력 신장을 최우선의 과제로 추진할 것입니다. 

    올해 9~10월 중1 학생을 대상으로 ‘부산형 학업성취도평가’를 처음 치릅니다. 국어, 수학, 영어 교과를 대상으로 컴퓨터 기반 평가(CBT) 방식으로 실시합니다.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개별 맞춤형 피드백 자료를 제공하는 등 자기주도학습을 지원합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실시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초5·6, 중3, 고1·2를 대상으로 확대 운영합니다. 

    이런 평가를 통해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의 성취 수준을 진단·분석해 맞춤형 학습 보정 방안을 제공하는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을 운영합니다.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usan Academic Support System, BASS)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결과에 기반해 학생 수준별 AI 문항과 문항해설, 강좌 등을 추천하는 맞춤형 학습지원 및 관리 시스템입니다. 전국에서 최초로 구축하는 이 시스템은 학생들의 성취 수준 진단 및 분석, 맞춤형 학습, 평가·결과 환류 등을 단계별로 제공하는 ‘학습이력관리시스템(LMS)’을 통해 운영하며, 학생들의 지속적인 학력 향상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현장 중심의 수업·평가도 지원합니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수업·평가 관련 인력풀을 구축하고, 각종 연수와 연구대회 진행, 각종 교실 수업 개선 자료 개발·보급 등을 실시합니다. 이 가운데 초·중·고 교원 100여 명으로 구성하는 ‘학생 주도 배움 중심 수업지원단’을 운영합니다. 이들은 수업 코칭, 컨설팅, 수업 나눔 릴레이, 자료 개발 등을 통해 학교 현장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학생평가 현장지원단’도 운영합니다. 초·중·고 교원 150여 명으로 구성하는 이 지원단은 교원의 평가 전문성 강화를 위한 현장 지원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Q. 지역 간 교육격차, 학교폭력 등 여러 가지 교육계 공통적 위기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부산시교육청의 대안은 무엇인가요?

    그동안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교육격차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지지 않은 채로 여러 정책이 시행되다 보니 기초학력 미달, 학력 저하 등 지역 간 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육격차는 계층이나 지역 등 사회구조적 영향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교육정책만으로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어렵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도 필요합니다.

    우리 교육청은 지난해 개원한 ‘부산학력개발원’과 3월 출범한 ‘지역간교육격차해소추진단’을 통해 교육격차가 발생하는 원인부터 분석하겠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한 학생 맞춤형 처방으로 교육격차를 해소해 나갈 계획입니다. 교육청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은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이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나갈 계획인가요?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의 갈등이 부모들 간 사법 분쟁으로 번지는가 하면,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의 청소년 시절 학폭 사실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도 합니다.

    현재 학교에서 발생한 모든 폭력행위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통보되고, 심의 처분 결과에 따라 가해자 생활기록부에 기재됩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작은 다툼이나 갈등, 장난 섞인 행위도 학폭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법의 잣대로 학폭 문제를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곳이 아니라, 교육적 역할을 통해 아이들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곳입니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피·가해 학생의 관계 회복 지원을 통한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 정책을 마련해 운영 중입니다. 

    Q. 최근 새학기를 맞이한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우리 학생들에게 몇 가지만 부탁하겠습니다.

    먼저, 큰 꿈을 꾸기 바랍니다. 꿈꾸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얻을 수 없다고 합니다. 세상은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 발전합니다. 여러분들이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는 세계를 바라보고, 그것을 꿈꾸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책을 읽고 탐구하며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깊고 넓게 생각하는 힘을 키우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바른 인성을 가져야 합니다. 수학 문제를 잘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더 나은 가치를 위해 협력하는 따뜻한 마음이 더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려 배우고 남을 먼저 배려하며, 서로 협동하는 마음을 키우길 부탁드립니다. 

    글=장희주 조선에듀 기자(jhj@chosun.com)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