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주의 도란도란 입시톡] 신학기 첫 점검 3월 모의고사, 현명하게 치르려면?
정영주 조셉입시연구소장
기사입력 2023.03.15 14:30
  • 3월은 겨우내 추웠던 날을 보내고 따스한 봄날과 함께 저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신학기를 맞이하는 달이다. 올해 첫 모의고사를 치르는 고3에게 3월은 다른 학년에 비해 좀 더 남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모의고사. 정식 명칭으로는 ‘전국연합학력평가’라고 불리는 이 시험은 고3 기준으로 매년 6번 진행되는 시험으로 올해 3월 23일 목요일은 그 시작을 알리는 시험으로 흔히 ‘3모’라 부르기도 한다. 

    이미 새해가 시작되면서 ‘고3 무게’를 이제 막 머리에 지고 있을 때 겪는 첫 전국 단위 모의고사는 고3에게 있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잘 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고3에게 있어 3월 모의고사는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이후 고3이 되기 전까지 다졌던 학습 경험에 대해 ‘점검’과 ‘보완’의 기회로 보는 것이 당연하다. 즉, 첫 번째 모의고사인만큼 성적, 특히 등급에 연연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찾는 과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상담하다 보면 학생들은 앞서 바랬던(?) 의도와 달리 과목별 등급만 보고 다음 입시 방향을 섣불리 정하려는 움직임이 매년 비일비재하다. 

    마음은 급하고, 등급을 보고 제각각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면 고3 친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나 모의고사가 3월 하나만 보는 것도 아니며, 또 3월 모의고사에 너무 큰 의미를 갖고 부담을 지는 것보다 처음 시작하는 모의고사인 만큼 ‘고3의 3월’과 ‘모의고사’, 딱 2가지의 역할만 이해하면 좋다. 

    ‘고3의 3월’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여느 학년이 그랬듯 3월은 누구에게나 새로움과 새 다짐을 갖고 시작하는 달인만큼 고3에게 있어 3월 또한 같은 입장으로 접근하면 될 것이다. 다만 ‘고3의 3월’ 다짐과 마음을 중간에 흔드는 요소가 군데군데 있기 마련이다. 친구들의 공부 방법을 서로 비교하면서 마음의 동요가 일거나, 학교에서 중간중간 들리는 ‘3월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까지 간다’는 등의 매년 비슷한 분위기 속에서 고3 학생들은 흔들리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길을 굳건히 가거나의 차이가 조금씩 벌어진다. 모든 고3의 멘탈 관리가 나름 잘 된 것 같지만 독서실과 학원에서의 예비 고3 과정이 아닌 진짜 고3 학교생활인만큼 1년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기 믿음은 여전히 중요하다. 

    두 번째는 ‘모의고사’가 갖는 본래의 순기능이다. 모의고사는 말 그대로 실제 수능이 아닌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연습’이 주된 역할을 갖는다. 다시 말해, 시험 성적이 좋다면 가볍게 만족하고 그 속에서 살짝 아쉬웠던 점을 찾으면 될 것이고,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실망보다 지난 겨울 동안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찾아본 후 다음을 대비하면 된다. 그 이상, 그 이하 불필요한 의미 부여는 할 필요도 없고 해야 할 이유도 없다. 특히, 4월 초에 발급되는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게 되면 꼭 ‘등급’만 보려는데, 이 등급이 생각보다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중간고사를 곧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3월 모의고사 등급만으로 수시-정시 전략을 다시 저울질하는 모습은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매년 똑같은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3월 모의고사 결과 값은 왜 점검과 보완이 되어야할까? 거기에는 뻔함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아직 졸업생 응시자가 등장하지 않은 만큼 3월 모의고사 등급에 만족할 필요가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3 학생들에게는 이 이야기가 잘 와닿지 않는 편이다. ‘잘 나온’ 3월 모의고사 등급만 믿다가 졸업생 응시자가 첫 참여 하는 6월 모의고사에서 심각하게 떨어진 등급을 받고 침울하게 ‘슬럼프’를 운운하는 학생들이 기말고사까지 망치는 풍경은 이미 매년 여느 곳에서 몇 명은 흔히 겪는 일이다. 

    두 번째는 출제 범위와 응시자의 연습량이다. 3월 모의고사는 대부분 과목에서 전 범위로 출제되나 유일하게 수학 선택 과목의 경우 고3 때 배우는 과목이 있는 만큼 범위가 짧게 설정되어 있다. 비록 선택 한 과목이지만, 수학이 갖는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3월 모의고사 결과만으로 쉽게 단정 짓기엔 이르다. 또 전 범위라고 해도 말 그대로 3학년 첫 모의고사인 만큼 대부분 충분한 연습량을 갖추지 않아 결과를 토대로 꾸준한 점검과 보완이 이뤄져야 실제 대수능이라 불리는 11월 시험에서 3월 대비 좋은 결과값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좋은 시험 결과는 능력만큼 시험을 대하는 좋은 태도도 한몫하는 셈이다. 

    처음이라 잘해야 한다는 요즘의 분위기가 사실 틀리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직 우리 고3 학생들은 학업부터 입시 준비까지 지금은 완성 단계가 아닌 만큼 올해 ‘처음’ 겪는 이 시험이 잘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처음인 만큼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되어야 할 것이다. ‘3월 모의고사 결과가 수능까지 쭉 가는 것’이 아닌 ‘시험을 대하는 태도와 노력’이 결국 입시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 글=정영주 조셉입시연구소장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