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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익 조처에도…영재학교 졸업생 12.9% 의약계열 지원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2021.07.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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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전국 영재학교 졸업생 2097명중 178명 의약계열 진학
-서울과학고는 4명 중 1명…’졸업 취소’ 한국과학영재학교만 0명
-“과학기술분야 인재 양성 취지 어긋나…강력 조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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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DB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에서 최근 3년간 의약계열로 지원한 졸업생이 전체의 12.9%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과학고의 경우 졸업생 4명 가운데 1명꼴로 의약계열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재학교가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2019~2021학년도 영재학교별 의약계열 지원 및 진학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한 7개 영재학교 졸업생 2097명 가운데 178명(8.5%)이 의약계열에 진학했다.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영재학교는 광주과학고등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 대구과학고등학교, 대전과학고등학교, 서울과학고등학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한국과학영재학교 등 전국에 8곳이 있다.

의약계열 진학생이 가장 많은 영재학교는 서울과학고였다. 졸업생 371명 가운데 23.7%인 88명이 의약계열로 진로를 정했다. 졸업생 네 명 중 한 명꼴로 의약계열 대학에 간 셈이다. 이어 경기과학고(9.1%), 대전과학고(6.4%), 대구과학고(49%),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3.5%), 광주과학고(2.7%),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2.7%) 순으로 의약계열 진학 비율이 높았다.

특히 서울과학고는 2020학년도부터 의약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일반고 전학 권고하거나 교내대회 시상을 제한하는 등 규정을 두고 있지만, 오히려 그전보다 의약계열 진학자가 더 늘었다. 2019학년도에는 졸업생 123명 중 의약계열 진학자가 28명(22.8%)이었고, 작년과 올해에는 각각 졸업자 124명 중 30명(24.2%)이었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경우 8개 영재학교 중 유일하게 지난 3년간 의약계열 진학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공계 인재 육성이라는 설립취지에 맞게 2013학년도부터 의약계열 진학시 졸업을 취소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계열 진학자가 나온 7개 영재학교의 의약계열 지원자는 졸업생의 12.7%인 270명으로 실제 진학자보다 92명 더 많았다. 영재학교들이 자체 규정으로 의약계열 진학을 제한하고 있지만, 많은 학생이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영재학교는 예산과 우수 교사 배치 등 상당한 혜택을 받는다. 현재 영재학교에 지원하는 교육비는 학생 1명당 연간 500만원 수준이다. 일반 고등학생의 연간 교육비 총액(158만2000원)보다 3배가 넘는 액수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이 이 같은 혜택을 받고도 영재학교 설립 취지에 벗어난 의약계열로 진로를 정해 줄곧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각 학교가 자체적인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낮았다. 강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재학교가 의약계열 지원 시 졸업 유예하는 강력한 조처를 할 때 영재학교 졸업자의 의대 진학을 막고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재학교장협의회는 앞서 지난 4월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계열 진학을 희망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대입 수시에서 불이익을 주는 내용의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영재학교는 교육과정이 일반 학교와 달라 대학에 ‘영재학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제공하는데 의약학계열 수시에 지원할 경우 영재학교 학생부를 대학에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sy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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