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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증 수험생 배려” 인권위 권고에…교육부 “수용 불가”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2021.06.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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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기면증 장애 특성에 맞는 수능 편의 제공해야”
-교육부 “수험생마다 증상 달라 일률적 적용 곤란”
-교육계 “불수용은 차별 행위" vs “정당한 방안 찾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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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와 교육부가 ‘기면증을 앓는 수험생에 대한 편의 제공’ 문제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권위는 수능에서 기면증 환자인 수험생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정당한 편의 제공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으나 교육부는 2년 넘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교육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인 교육부가 기면증을 가진 학생들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부 장관의 권고안 불수용 입장을 지난 14일 공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25조에 따르면, 인권위 권고를 받은 관계기관의 장은 권고 불이행 때 그 이유를 위원회에 통지해야 하며, 인권위는 필요한 경우 그 내용을 공표할 수 있다.

앞서 인권위는 2018년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도 교육부 장관에게 수능을 치르는 기면증 수험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편의를 봐줘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면증 수험생이 잠에 빠져드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는 장애 특성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시 인권위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다른 수험생과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를 경우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 충분히 예견된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이유 없이 졸음이 생기는 기면증은 지난 4월 13일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장애인복지법상 장애로 인정됐다. 

이와 관련, 인권위는 “시행령 개정에도 교육부가 별도의 계획 수립이나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 건 개선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장애 특성에 맞는 편의의 내용과 방법을 마련해 제공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차별 행위”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수능에서의 시험 편의 제공은 고등교육법과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하고 있다”며 “기면증 특성상 졸림 증상의 횟수나 정도가 각 수험생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시험 편의 제공 방법이 다양할 수밖에 없고 일률적인 적용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교육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기면증은 장애의 유형 중 하나인데, 이 질환을 갖고 있는 수험생을 위한 편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엄연한 차별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정당한 배려책을 찾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4년제 대학이 한 교육학과 교수는 “기면증 수험생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합당한 방안을 내놓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sy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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