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노동교육 의무화?… ‘편향성 우려’ 팽배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4.13 13:31

-민주노총 등 ‘학교부터 노동교육 본부’ 발족
-“국가교육과정에 ‘노동교육’ 포함” 요구…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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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노동교육을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160여개 교육·시민단체는 12일 ‘학교부터 노동인권교육 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정규 수업에서 교과서를 통해 노동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개정되는 국가교육과정에 반드시 노동교육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1월 국가교육과정 개정 시 노동교육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2022년 개정 국가교육과정은 내년부터 총론이 고시되고,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초중고 교육과정에 노동교육이 반영되려면 총론에 관련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다음 국가교육과정 개정은 10년 뒤에 이뤄진다.

    이들 단체가 노동교육 의무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노동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노동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들 단체는 “학생 때부터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조합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며 “그래야 이들이 노동자가 됐을 때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사라지고 노조에 쉽게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 조직률이 높아지는 길이 사회 분배 정의도 실현할 수 있고 우리 사회 부정부패나 비리도 줄어드는 길”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노동교육을 교과과정에 연계해 의무화하겠다는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동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편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 현장에 특정 정치색을 갖는 노동단체가 영향력을 끼칠 경우 교실이 정치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학생들에게 노조의 역할을 가르치겠다는 것은 특정 단체를 홍보하면서 학교를 정치화시키겠다는 발상으로 보여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교육 의무화를 요구한 이들이 먼저 노동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선 교사들도 노동교육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학교는 노동 현장이 아니”라면서 “학생들이 기존 교과 과정을 제대로 배우기도 부족한데, 노동교육이 정규 교과에 반영된다면 객관적이어야 할 학교 교육이 정치·이념의 장으로 물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논평을 통해 “학교 현장을 정치화해 편향된 세력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는 바르지 못하다”며 “국민들에게 참된 노동운동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하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노동교육을 강행하려는 것은 무리”라고 비판했다.

    sy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