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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가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혁신학교 지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12월부터 2년간 서울에서 학부모 반발로 혁신학교 신청 또는 지정이 무산된 건 이번이 10번째다.
경원중은 어제(10일) 오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경원중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회의 결과 마을결합혁신학교 운영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교직원들은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공모절차에 따라 지정을 추진했지만,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며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학교 정상화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또한 학교 측은 “교직원과 학운위 위원 및 학부모회 임원을 대상으로 벌어진 여러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유감을 분명히 밝히며, 앞으로의 교육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월 경원중을 마을결합혁신학교로 지정했다. 마을결합혁신학교는 토론 등 학생 참여와 실천적 배움을 강화한 마을결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새로운 유형의 혁신학교다. 학교 측이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원 80%와 학부모 69%가 혁신학교 지정에 찬성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혁신학교 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혁신학교로 전환할 경우 학생들의 학력저하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 결사반대’ 청원 동의는 1만 건을 훌쩍 넘겼다. 일부 학부모들은 가두서명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7일 오후 경원중 학부모와 지역 주민 등 100여명이 학교 앞에 모여 ‘혁신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교직원과 학부모 간 충돌이 발생하는 등 갈등이 깊어졌다. 경원중 교장과 학운위 원장, 서울시교육청 담당 과장은 이날 밤 ‘학부모의 의사결정이 있는 경우 이를 추진하지 않기로 한다’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의견에 따라 학운위의 심의 등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운위의 심의 결과에 따라 처리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3자 합의문을 작성했다.
서울 지역 내 초·중·고교의 혁신학교 신청과 지정에 대한 논란은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2018년 송파구 헬리오시티에 신설된 학교 3곳이 주민 반발로 인해 혁신학교로 지정되지 못했으며, 지난달 강동고 역시 학부모와 주민 반대의견을 고려해 혁신학교 지정을 철회했다.
lulu@chosun.com
서울 경원중 ‘혁신학교 취소’…지정 무산 10번째
-“학운위 회의 결과, 혁신학교 운영 취소 결정하기로”
-“교직원에게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 유감, 반복 않아야”
-서울 초·중·고교 대상 혁신학교 지정 논란 매번 되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