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형 교장공모제 만족도 높다” Vs “지원 많아 당연한 결과”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1.12 16:13

-강민정 의원실, 전국 학교장 구성원 만족도 조사 결과 분석
-교총 “혜택 많으니 만족도 높을 수 밖에…현장 공감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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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평교사 출신들을 공모해 교장으로 뽑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평교사 출신 학교장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혜택을 받는 학교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조사라는 반박이 나오는 등 제도를 두고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강민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9학년도 전국 초·중등 학교장 구성원 만족도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교원과 학부모의 소속 학교장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교장 자격증이 없는 내부형 공모제 교장의 만족도가 일반 승진제 교장은 물론, 전체 교장 평균 만족도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조사는 17개 시도교육청별로 초등과 중등(중·고교) 분야에서 각각 학부모와 교원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조사 결과 내부형 공모제 교장의 만족도는 평균을 웃돌았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교장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서 학부모 4.33점, 교원 4.88점이었다. 평교사 출신 교장에 대한 만족도는 학부모와 교원 각각 4.53점, 4.92점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중·고등학교는 전체 교장 평균 만족도 점수는 학부모 4.3점, 교원 4.73점이었고, 평교사 출신 교장에 대한 만족도 초등과 마찬가지로 그보다 높아 학부모 4.47점, 교원 4.82점으로 집계됐다.

    평교사도 지원 가능한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지난 2007년 참여정부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시범운영됐다. 교장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라도 교육경력 15년 이상이면 교장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다.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돼 ‘무자격 교장 공모제’라고도 불린다. 지원자가 접수하면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평가와 교육청심사위원회 평가를 합산해 후보자를 추린 뒤, 교육감이 최종 선정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2012년에 교육공무원법이 개정되며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정부는 지난 2018년 ‘교육공무원 임용령’을 개정해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비율을 자율학교·자율형 공립고 중 신청학교의 15% 이내로 제한했던 것에서 50% 이내로 늘린 바 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중·고교 교장 1만1710명 중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임명된 평교사 출신 교장은 439명(3.7%)이다. 경기 지역이 157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58명, 인천 39명 등 수도권에 252명이 있다. 이 밖에도 ▲경남 29명 ▲전남 28명 ▲전북 15명 ▲광주 14명 ▲부산 13명 ▲충남·경북 각각 12명 ▲대구·제주 각각 11명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교장 대부분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으로 채워지는 등 이른바 코드인사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교감 경력과 교장 자격증이 없는 데 대한 대한 불신도 있다.

    이에 강 의원은 “평교사 출신 교장을 무자격 교장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학교 현장을 모르는 비합리적 비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장에 공모하려면 교사 경력 15년 이상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교직 경력과 전문성이 기본적으로 갖춰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교장자 격증이라는 협소한 기준에 목매기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혁신적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입장을 내고 "학교 간 차이를 가리고 단순히 만족도 결과만 밝히는 것은 차별 속에서도 학교 경영에 노력하는 일반 교장의 사기를 꺾는 일이자 모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내부형 공모제 교장이 있는 학교 대부분이 자율학교나 혁신학교이고, 이들 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큰 규모의 예산 지원,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돌봄‧행정지원인력 우선 지원 등 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에 높은 만족도가 나왔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자율학교 중 혁신학교의 경우 체험활동 등을 위한 예산 추가 지원이 이뤄지고, 교육부 훈령에 따라 수업시수 20% 범위 내 증감 등 교육과정 운영자율권이 부여된다. 아울러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 편성, 정원의 50% 범위 내에서 교사 초빙 등 일반학교보다 행정적 우대가 많아 만족도 조사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교총 관계자는 “자율학교, 혁신학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 일반학교에서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학교 현장은 공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jinho2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