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대란’ 결국 현실로 …매해 나오는 파업 카드에 학부모만 ‘멘붕’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1.06 11:04

-돌봄전담사 6000명 참여…19~20일은 급식파업 전망
-지난해 여름 파업으로 2800여교 급식 중단
-매해 반복되는 사태에 학부모 혼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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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초등 돌봄전담사들이 6일 하루 파업에 돌입하며 돌봄 대란이 현실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이 막판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막아내지 못했다. 여기에 급식조리사들도 연금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2주 뒤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들 ‘밥’도 볼모로 잡힐 위기에 놓였다. 매년 반복되는 사태에 결국 피해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날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전국여성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소속 돌봄전담사들은 총파업을 강행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이들의 파업 예고에 교육부가 ‘초등돌봄 운영개선 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학비연대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 1만2000명의 돌봄전담사 중 절반이 넘는 6000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학비연대는 이번 파업을 ‘1차 경고파업’으로 지칭하며 “1차 파업 이후엔 최소 2주 이상 교육당국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충실한 협의가 없다면 2차 파업은 더 큰 규모로 하루 이상 단행될 것”이라고 밝혀 파업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돌봄전담사들이 파업에 나선 주된 이유는 돌봄 운영 권한을 지방자치자단체로 이관하는 내용의 ‘온종일돌봄특별법’ 때문이다. 현재 관련 법안 2개가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이들은 지자체 이관으로 인해 돌봄교실이 민영화될 수 있고, 이에 따라 고용과 처우가 불안해질 것을 우려해 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현재 하루 4시간가량 시간제로 이뤄지는 돌봄을 8시간 전일제로 전환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학비연대는 회견에서 ▲공적 돌봄 강화와 돌봄전담사 시간제 근무 폐지 ▲학교 비정규직 복리후생 차별 해소▲교육공무직 법제화 등을 촉구했다.

    문제는 혼란이 오늘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급식도 볼모로 잡힐 위기에 놓였다. 지난 4일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서울학비연대)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직연금 제도 개선, 정규직과 차별 중지, 돌봄교실 지자체 이전 반대 등을 요구하며 소속 급식조리사 등이 오는 19~20일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같은 혼란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2019년 여름 학비연대는 기본급 6.24% 인상과 임금수준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에 맞추는 ‘공정임금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7월 3~5일 사흘간 파업했다. 이에 최대 2800여 개교의 급식이 중단됐다. 아이들이 빵과 우유로 식사하거나 학부모들이 부랴부랴 도시락을 싸야 하는 혼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같은 해 10월에는 교육 당국과의 임금교섭 파행을 이유로 10월 17~18일 2차 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다 파업을 이틀 앞둔 15일 잠정합의를 이루며 파업 불씨가 가까이 진화됐다.

    당시 이들은 “잠정 합의서에 오늘 사인을 했지만 만족스러운 합의서는 아니다”라며 “많은 독소 조항이 있지만 학교 현장과 학부모, 국민들에게 가는 피해를 원치 않아서 한발 물러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학생과 학부모들은 적지 않은 불편과 피해를 겪은 뒤였다.

    교육부는 가정 돌봄과 학교 돌봄, 마을돌봄기관 등을 통해 이번 돌봄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돌봄전담사들을 활용하거나 교장·교감 등 관리직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돌봄을 지원해달라고 현장에 요청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최교진 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헌법상의 노동기본권으로서 파업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노동자의 권리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파업이 끝나면 ‘초등 돌봄 운영 개선 협의체’를 통해 올바른 돌봄체제를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교육부의 해당 협의체 구성 제안에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국가교육회의 등도 참여해야 한다며 ‘조건부’ 참여 의견을 낸 바 있어 사후약방문식의 선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교원단체들은 대체근로를 금지한 노동조합법에 저촉된다며 교사들의 돌봄업무 대체 투입을 거부했다. 이에 사이에 낀 아이들과 학부모들만 발을 동동 구른다. 맞벌이 가정 등은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연차를 내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생 학부모 장모씨는 “돌봄 선생님(전담사)들 입장도 이해하지만 학부모 된 입장에서는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그때(급식 파업)는 아이들 밥이 볼모냐”면서  “(파업이 반복되니) 멘탈이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성명을 통해 “돌봄 교실을 오히려 학교 안으로 법제화해 필요한 예산을 늘리고 인력을 충원해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공교육의 주인은 국민이다. 정부는 국민을 위한 공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서울지역 공립 초등학교 562곳 가운데 557개교 돌봄 교실 1796곳의 운영 현황을 파악한 결과  85.8%인 1541곳이 운영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업한 돌봄 전담사는 전체 1794명 가운데 23.9%인 429명으로 파악됐다.

    jinho2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