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내년 8월 개교… 대학 학점 이수 가능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0.27 11:35

-혁신대학으로 손꼽히는 ‘미네르바스쿨’ 고교 과정
-9~12학년 4년제 과정… 내달부터 100여명 모집
-온라인 교육플랫폼 ‘포럼’ 활용… 토론 중심

  • 혁신대학으로 손꼽히는 ‘미네르바스쿨’ 고교 과정인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도입한 대안학교가 아시아 최초로 내년 8월 문을 연다.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설립자 겸 CEO와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은 27일 오전 10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최초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고교 과정 도입을 공식 선포했다. 아침편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국제형 대안학교인 꿈너머꿈(BDS)에 9~12학년 4년제 고교과정의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내달부터 신입생 100여명을 모집한다. 앞서 아침편지문화재단은 지난달 충북 충주의 ‘깊은 산속 옹달샘 명상센터’에 BDS를 개교했다.

    미네르바 바칼로레아에서 3년간의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4학년부터 대학 수준의 과정인 주춧돌 프로젝트를 이수한다. 미네르바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4학년 과정은 미네르바스쿨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과정과 같다”며 “분석력과 체계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졸업생은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졸업장과 함께 대학 학점 32학점을 딸 수 있다. 

    학습은 주로 미네르바의 온라인 교육플랫폼인 ‘포럼’에서 하루 2~3시간 원격수업으로 진행된다. 주요 과목은 ▲과학 ▲사회 ▲수학 ▲언어학 ▲인지학습과 사회발전 등이다. 학생들은 모든 과목을 통합적으로 배운다. 핵심 개념인 ‘해시태그’ 30개와 질문을 통해 여러 척도로 상황을 관찰하는 ‘모티브’ 12개 등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학문 간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방적인 강의는 하지 않는다. 토론과 글쓰기가 중심이다.
  • 27일 오전 10시 미네르바 프로젝트와 아침편지문화재단은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최초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도원(위에서 맨왼쪽)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벤 넬슨(아래에서 오른쪽) 미네르바 설립자 겸 CEO의 모습.
    ▲ 27일 오전 10시 미네르바 프로젝트와 아침편지문화재단은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최초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도원(위에서 맨왼쪽)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벤 넬슨(아래에서 오른쪽) 미네르바 설립자 겸 CEO의 모습.
    고 이사장은 “학생들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찾아내 이를 극대화하는 학교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학생들이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공간에서 남이 아닌 자기 자신과 경쟁하면서 꿈 너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울타리가 되겠다”고 전했다.

    백성기 BDS 이사장(전 포항공대 총장)은 “현재 코로나19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인류가 직면한 전 지구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선 인류가 다르게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지금의 교육시스템에서는 이러한 긴급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백 이사장은 “최근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의 발전은 교실을 뒤바꾸고 교사의 역할을 재정립하며, 학교를 학생 중심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변혁시키고 있다”며 “미네르바스쿨이 성공적으로 개발·시행해온 커리큘럼과 교육방법론은 이 시대의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넬슨 CEO는 “올해 초 미국에서 시작한 미네르바 바칼로레아는 오늘 발표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교육 프로그램이 됐다”며 “미네르바 바칼로레아는 ‘지식’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교육과 달리 지식을 새로운 맥락에서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지혜’를 가르칠 것”이라고 밝혔다.

    lul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