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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추석 연휴 특별방역기간이 끝나는 10월 11일 이후 초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의 매일 등교 방안을 제안한 가운데 교육부는 추석 연휴 이후 감염병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중학생과 고등학교 신입생에게 입학준비지원금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재원 분담 주체 중 하나인 서울시가 “아직 합의된 바 없다”고 밝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제안은 일단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학력부진과 학사운영 혼란을 이유로 들어 초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 다음달 12일부터 매일 등교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현재 정부 방침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학교는 오는 21일부터 유·초·중은 전체 인원의 3분의 1 이하, 고교는 3분의 2 이하 범위 내에서 등교할 수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원만한 학교 적응과 공동체 역량 함양을 위해 (초1·중1)등교 확대가 필요하다”며 “초1과 중1은 밀집도 기준에서 예외로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시안으로 초등학교의 경우 1학년은 매일 등교하고 2∼6학년은 학년별로 일주일에 1∼3일씩 학교에서 수업을 받게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1학년은 매일 등교, 2∼3학년은 격주 또는 주 2∼3일 등교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 같은 방안이 공개되자 학부모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가정 내 육아 부담이 큰 만큼 등교확대라는 큰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추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며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큰데 따른 우려가 적지 않다.
초1 학부모 박모씨는 “아직 코로나19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진짜 아이들을 위한 방안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오모씨는 “지금 너무 지친 상황이라 학교에 보내고 싶다”면서도 "단 거리두기 같은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의 제안은 실현되기까지 갈 길이 먼 모습이다. 제안을 들은 교육부는 신중한 입장이라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 요청은 존중한다”면서도 “추석 연휴가 지난 뒤 감염병 상황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초1·중1 매일 등교 방안 발표를 준비하며 관련 근거나 설문조사는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조 교육감은 “의견을 조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설문조사 진행을) 적극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중1과 고1에 대한 입학준비지원금 지원 정책 추진도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년 학생 1인당 30만∼50만 원의 수당을 제로페이 상품권으로 받아 교복이나 책, 스마트 기기 등 각종 입학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재원 분담을 위해 현재 서울시, 각 자치구와 분담 비율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원 분담 주체 중 하나인 서울시는 “재원 분담비율, 지원대상 범위, 자치구별 조례 제정 등과 관련한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아직 합의된 바가 없다”고 밝혀 서울시교육청 방침이 현실화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jinho26@chosun.com
조희연 ‘초1·중1 매일 등교’ 제안했지만…교육부 “추석 뒤 상황 봐야”
-입학준비지원금 지원 방침에 서울시 “합의된 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