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전문가 키우는 ‘42 서울’ 교육생 모집에 각계각층 지원 문의 쏟아져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10.31 16:50

-31일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42 서울 교육생 모집 설명회’ 열려
-기존 주입식 교육 벗어나기 위한 ‘창의캠프 교육’ 유일하게 운영

  • 31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42 서울 교육생 모집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민석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마련되고 있는 42 서울의 내부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오푸름 기자
    ▲ 31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42 서울 교육생 모집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민석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마련되고 있는 42 서울의 내부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오푸름 기자

    “컴퓨터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지원할 수 있나요?” “육아 후 남는 시간을 활용해 참여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희망하는 군인과 대학생, 직장인, 학부모가 수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내일(1일)부터 시작되는 ’42 서울’ 교육생 모집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42 서울 교육생 모집 설명회에서다. 이민석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은 “SW 교육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도 교육생으로 참여할 수 있다”며 “대신 1개월 집중교육에서는 24시간을, 본 과정에서 최소 12~14시간 이상 SW 학습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 말부터 운영하는 42 서울은 교수·교재·학비가 없는 프랑스 혁신 SW 교육기관인 ‘에꼴(Ecole) 42’의 프로젝트 중심의 수준별 자기주도 학습을 시행하는 교육기관이다. 앞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첫 교육생 모집을 위해 서울·광주·부산·대전에서 교육생 모집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설명회는 올해 교육생 모집을 위한 마지막 설명회인 만큼 크게 주목받았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관계자는 “당초 사전신청 가능 인원은 220명이었는데 400명이 넘는 인원이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 최초… 프로젝트로 역량 쌓아

    현재 에꼴 42 교육방식을 채택하는 SW 교육기관은 전세계에 10여곳이 있다. 내년에는 20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에선 42 서울이 최초다. 42 서울의 기본 프로젝트는 주로 ‘C언어’를 사용하는 유닉스 개발 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후 Java, Swift, C++ 등 프로젝트에 적합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학습할 수 있다. 이 학장은 이러한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SW교육의 핵심인 프로그래밍 언어, 프레임워크, 분야별 역량까지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교 시절에 수학의 정석에서 연습문제를 열심히 풀면 성적은 오르지만, 역량은 오르지 않았다”며 “반면, 팀 단위의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무언가를 직접 만들면서 작은 성취 경험을 쌓아갈 때 역량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42 서울은 에꼴 42처럼 정해진 교육과정이 없다. 대신 직접 개발하거나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총 21레벨까지 이수할 수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해 분야별로 점점 더 높은 단계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학장은 “SW 개발에 필요한 수학적·논리적 사고력도 중요하지만, 학습 의지와 동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교육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평가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동료학습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42 서울의 학습 공간은 컴퓨터를 아주 빽빽하게 모아놨습니다. 교육생들이 옆 자리에 있는 동료와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도록 일부러 가까이 붙여놓은 거죠. 여기에서 각자의 의견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동료학습이 아주 활발하게 이뤄질 겁니다.”

    프로젝트 이수 과정 중 7레벨을 달성하면 인턴십 참여 기회도 제공된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한 대학생이 42 서울과 연계한 기업인턴의 학력 제한을 조건을 묻자, 이 학장은 “기업이 학생의 학력이 아닌 역량을 보고 뽑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이미 수많은 SW 기업들은 학력보다 어떤 프로젝트를 경험했는지, 얼마나 일을 빨리 배우고 진행할 수 있는지를 눈여겨본다”고 답했다. 인턴십 대신 에꼴 42 교육방식을 채택하는 다른 국가의 교육기관에서 공부할 수도 있다.

    ◇선발과정서 온라인 테스트·1개월 집중교육 거쳐야

    내년 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42 서울의 선발 과정도 에꼴 42와 같다. 내년 1월 1일 기준 민법상 성인 또는 내년 3월 1일 기준 고졸 이상의 학력자라면 누구나 교육생으로 지원할 수 있다.

    1차에서는 온라인 테스트를 중심으로 한 서류 평가를 통해 400여명을 선발한다. 내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하는 온라인 테스트는 코딩 테스트가 아닌 기억력(4분)과 논리력 테스트(2시간)로 구성된다. SW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 신청 기간 내 온라인 테스트는 1회 응시할 수 있다. 결과는 48시간 이내 이메일로 통보한다. 오는 12월 초에는 온라인 테스트 합격자에 한해 본인 확인과 신청 조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체크인(Check-In) 과정을 실시한다. 이 학장은 “합격 메일을 받은 경우, 체크인을 하는 순서대로 접수가 완료되는데, 기준 인원을 모두 채우면 마감하는 선착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1차 선발 과정을 통과한 교육생들은 12월 말부터 진행되는 오리엔테이션과 창의캠프 교육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창의캠프 교육은 우리나라의 교육적 특성을 반영해 42 서울에서만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원자들은 창의캠프 교육을 통해 2박 3일간 협력이 필요한 프로젝트 기반 학습방식을 익힌다. 이 학장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주입식 교육 방식에 익숙하다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이러한 방식에서 벗어나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창의캠프 교육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간의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의도다.

    이후 내년 1월 20일부터 2월 16일까지 라 피신(La Piscine)이라고 불리는 1개월 집중교육을 받는다. 1개월 집중교육 대상자는 4주간 개인·팀별 과제와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매주 주말에는 시험을 치른다. 1개월 집중교육을 통과하는 250명은 최종 교육생으로 선발된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교육생으로 선발될 경우, 월세와 생활비 등 지원 명목으로 월 100만원의 교육지원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이 학장은 “5C를 비롯한 선발 인재상에 맞춰 종합 평가를 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선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SW 개발 경험이 없어 첫 시험에서 0점을 받는 사람도 한 달 동안 성실함과 성장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다면 합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