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 토론회서 "전문대학 실무역량 지원 강화해야" 한목소리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6.10 16:46

-10일 오후 인천재능대서 ‘전문대학 학생들과 함께하는 미래교육 토론회’ 열려

  • 10일 오후 4시 인천재능대에서 국가교육회의·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인천재능대 주최로 ‘전문대학 학생들과 함께하는 미래교육 토론회’가 열렸다. /오푸름 기자
    ▲ 10일 오후 4시 인천재능대에서 국가교육회의·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인천재능대 주최로 ‘전문대학 학생들과 함께하는 미래교육 토론회’가 열렸다. /오푸름 기자
    "자신의 분야에서 실무역량을 쌓고 싶어하는 전문대학 학생들이 많은 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김미선 계명문화대 식품영양조리학부 1)

    "전문대학 재정 악화로 인해 실습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학과 특성상 고가의 장비를 이용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지만, 사진으로만 학습할 정도로요.”(김지광 인하공업전문대 화공환경과 2)

    10일 오후 4시 인천재능대학교에서 개최된 '전문대학 학생들과 함께하는 미래교육 토론회'에서 실무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생한 목소리가 학생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번 토론회는 전문대학에서 제11차 국가교육회의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국가교육회의,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인천재능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박백범 교육부 차관, 이광호 대통령비서실 교육비서관, 이기우 전문대교협 회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은 전문대학 학생 13명의 목소리를 듣고, 참석자 간 질의응답을 통해 전문대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교육의 변화를 논의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실무교육 환경 개선…현장실습제도 탄력 운영 必"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전문대학의 실무교육 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광씨는 "전문대학이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다수의 학생이 만족스럽지 못한 환경에서 실습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전문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 실습교육 질 개선을 위한 모니터링 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현(인덕대 메카트로닉스공학과 3)씨는 "현장실습생들은 실제 직원들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열정페이'를 받으며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현장실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국장학재단에서 '현장실습장학금'(가칭)을 지원하고, 교육부에서 현장실습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올해 전문대학 재정지원금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3900억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 전문대학 지원 폭을 넓히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대학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재학생이 현장실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준희(장안대 관광경영과 2)씨는 "재학생들이 여러 직무를 경험하고 나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현장실습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방학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도 현장실습을 나갈 수 있고, 실습 시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전문대학 사회적 인식 개선방안 마련해야"

    토론회에서는 전문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 문제도 중점적으로 다뤘다. 조현성(동양미래대 정보통신공학과 3)씨는 "대학은 이론 교육, 전문대학은 실무 교육에 중점을 둔 학교이므로 설립 목적부터 차이가 난다"며 "전문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대우, 급여, 자격 등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효(인천재능대 간호학과 1)씨는 "전문기술직에 대한 편견을 배제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력에 따른 입사 지원 제한도 하나의 장애물로 꼽혔다. 유희라(인덕대 비서학과 3)씨는 "최근 전문대학에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이 운영되고 있지만,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취업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인정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각 전문대학에 개설된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제도가 실질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은 전문대학 졸업자가 출신학과와 동일한 계열의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와 함께 중장기 교육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국가교육위원회에 전문대학 전문가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성현씨는 "향후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원들은 대다수가 일반대학 출신으로 꾸려질 것"이라며 "전문대학의 발전을 위해선 전문대학 출신이거나 실정을 잘 아는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관련 법안은 연내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토론회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11차 국가교육회의에서 "당초 목표대로 국가교육위원회를 연내 설립하려면 이달까진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국회가 공전하고 있어 법안 통과가 지연되더라도 국가교육위원회 법제화에 필요한 동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전문대학 학생들과 함께하는 미래교육 토론회’에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3명의 전문대학 학생들을 향해 인사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오푸름 기자
    ▲ ‘전문대학 학생들과 함께하는 미래교육 토론회’에서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3명의 전문대학 학생들을 향해 인사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오푸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