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입시 산업’ 트렌드도 변한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9.05.27 09:43
  •  최근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는 인구변화전망에 기초한 ‘미래사회대응전략 포럼’을 열었다. 포럼 발표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주: 0.98명)로 떨어진 상황에서, 특히 대학교의 경우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3 학생이 대학정원을 밑돌면서 입학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이 오는 2021년부터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같은 추세라면 2025년에는 고등학교 300여 곳, 대학교 50~60곳이 문을 닫게 될지 모른다는 학계 전망이 나왔다.

                      전통적인 재수종합반의 구조 재편은 이미 시작
                      독학 재수학원의 진화에 ‘스터디카페’까지 가세

     줄어드는 학령인구는 사교육 산업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리성을 추구하는 사교육산업의 특성상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영역을 정리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불 수능’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대형 재수종합학원들의 등록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자, 일부 오프라인 재수종합반은 내년부터 지점을 축소하거나 통폐합할 예정이다. 이미 올해부터 재수종합학원 중에서는 한 반당 인원을 대폭 줄이거나, 지점을 줄여나가는 작업을 시작한 곳도 있다. 수년 전부터 붐이 일고 있는 독학형 재수학원(이하 독학재수관)들은 여러 형태로 변신 중이다. 전통적인 독서실과 유사한 독학재수관, 철저한 학생 관리를 표방한 관리형 독학재수관, 독학재수에 단과형 학원을 결합시킨 독학재수관 등 다양한 형태의 독학재수관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의 재수종합반과 차이가 큰 독학재수관이 최근 붐을 이루었던 이유는 사교육 인터넷 강의의 대중화(주: 인터넷 강의 프리패스의 유행으로 연간 수강비용이 오프라인 강의에 비해 대폭 저렴한 특징)와 간섭받기 싫어하는 요즘 세대의 특징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경기침체로 인해 재수비용이 부담이 되는 상황에다, 수시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정시 위주로 진학하는 재수생들의 성공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스터디카페 열풍이 가세했다. 스터디 공간 대여와 독서실을 결합한 형태의 스터디카페가 대치동 등 사교육 특구를 중심으로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은 독학재수관에 비해 더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한 장점을 내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강 산업, 선도업체 간의 ‘제로섬 게임’
                     새로운 형태의 입시 ‘에듀테인먼트’ 출현

      대형 입시기관들은 온라인 분야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과목 유명 입시강사를 내세우는 입시업체들의 1등 다툼은 이전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간 홍보비용을 가장 적게 들였다고 알려진 모 유명입시업체는 올해 10대들에게 어필한 뉴 페이스를 모델로 세워 파격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작년 인터넷 강의 대비 월등한 신장을 가져왔고, 인터넷 강의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구축했다.
     온라인 컨설팅 시장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정시컨설팅 온라인 분야의 모의지원 파트에서 A사가 상당기간 독주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B사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온라인 컨설팅 분야와 자체 입시 컨텐츠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입시 분야의 킬러 콘텐츠 확보는 온오프라인 입시업체 모두의 관심사다. 대치동 학원가를 비롯해 대형 재수종합반, 입시기관들도 저마다 킬러 콘텐츠 생산의 방향성을 잡는 데 골몰하고 있다. 수능모의고사 개발과 배급 확장에 주력하거나, 자체 보유한 입시 콘텐츠의 ‘디지털화’에 주력하는 추세다. 일부 대형입시기관에서는 올해부터 수능 이후 매년 배포했던 종이배치표(일명 장판지)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 배치표는 더 이상 의미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한편 밴드와 유튜브에 관심을 쏟고 있는 입시업체나 관련 종사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혀 다른 각도로 입시에 접근하는 에듀테인먼트 업체들도 눈에 띈다. 고교생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유튜브 채널인 ‘연고 티비’는 젊은 감각을 표방하여, 부담 없이 입시와 관련한 이야기를 시청하게 만드는 기획력이 돋보인다. 이들은 대학 재학생을 중심으로 한 스타트 업으로 출발하여 투자 유치에도 성공, 최근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입시 덕후’ 등 입시 외 교육 관련 유튜브 채널로 발전 중이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교육정책의 불확실성, 세대마다 다양한 요구에 따른 입시 시장의 다변화는 사교육 산업 구조 재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25년 공교육 입시 개편의 향방에 따라, 사교육 시장은 또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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