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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졸업 뒤 2년여간 게임에만 빠져 있던 A씨는 2016년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해 제약업체 영업사원 인턴으로 취업했다. 정규직 전환 뒤 청년내일채움공제에도 가입해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A씨는 구직활동이나 대외활동 경험이 적고 취업 관련 도움을 청할 선배나 친구도 없어 구직활동에 막막함을 느끼던 도중 취업성공패키지에 지원했다. 이를 통해 구인정보 탐색과 취업 희망분야 직무분석 등을 실시하고 영업·판매직에 소질을 발견해 취업까지 이어졌다.
#. 50대 여성 B씨는 퇴직 후 나이로 인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5년 회사 경영악화로 11년간 일한 곳에서 불가피하게 퇴직하고 나서 실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생계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어 처음엔 단순 생산직을 원했으나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해 사회복지기관 요양보험업무 담당자로 취업 목표를 변경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요양원 취업에 성공해 스트레스성 질병에서도 완치됐다.
구직자의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취업을 알선하는 고용노동부 취업성공패키지가 10년을 맞았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는 10년간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115만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고용유지율도 늘었다고 밝혔다.
취업성공패키지는 2009년 금융 위기 직후 저소득 구직자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출발한 사업이다. 참여자를 대상으로 1단계 진로상담과 취업역량·직업심리 검사 등을 실시해 역량을 진단하고, 2단계 직업 훈련과 일 경험·해외 취업 등 직업능력 향상 과정을 진행한다. 이후 3단계 취업을 알선하고 이력서와 면접 등을 상담해 실제 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원 대상은 꾸준히 확대했다. 2009년 조건부 수급자(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 중 자활사업 참여를 조건으로 급여를 지급받는 자)와 차차상위 이하로 한정했던 지원 범위를 2011년 만 34세 이하 청년으로, 2012년에는 만35세~64세 중장년으로 확대했다. 2017년에는 만65세 이상 69세 이하 중장년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지원 인원은 2009년 9000여명에서 2018년 30만8000여명으로 늘었다. 취업자 수도 2010년 1만5000여명에서 2017년 22만5000명까지 증가했다.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한 참가자 취업률은 2010년 59.2%에서 2018년 64.9%로 5.7%p 올랐다.
고용유지율도 올랐다. 고용유지율은 취업에 성공한 재직자가 금방 관두지 않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는 비율이다. 취업률만 강조하다 보니 성과를 내기 위해 취업지원기관이 열악한 사업장에 구직자를 단기 취업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지표다.
특히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은 52%로 나타났다. 2010년 38.6%보다 13.4%p 올랐다.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도 같은 기간 60.1%에서 62.8%로 늘었다.
하지만 과제는 있다. 우선 현장의 낮은 상담 만족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2월 열린 고용부 장관 현장 간담회에서 한 구직자는 “게임 산업 등 원하는 직종의 직업 정보는 상담사가 잘 모르고, 직업훈련 외에는 참여할 프로그램이 없어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고용부 측은 상담 전문성을 확충하고 좋은 일자리를 연계하는 등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저소득 구직자에 대한 소득지원이 미흡하단 지적도 있다. 현재 직업훈련 기간에는 훈련 참여 지원수당을 지급하지만, 구직 활동 기간엔 소득 지원이 없다. 이 때문에 저소득 구직자는 구직 활동에만 집중하기 어렵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가능성이 작아질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의 안정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지원 대상이나 요건, 지원 내용을 정한 법규정이 없다 보니 사업의 지속성과 지원 규모가 매해 예측하기 어렵다. 앞선 간담회에서 한 구직자는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하려고 하니 예산이 바닥나 신청이 안 된다고 하더라”며 “당장 취업하려면 도움이 필요한데 내년까지 기다리라고 하니 어떡할지 모르겠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용부는 이런 취업성공패키지의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형 실업부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실업부조는 법적 근거를 기반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구직자의 취업과 생계를 지원하는 제도다. 저소득층 구직자와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 등 취업 취약 계층을 일대일 밀착 상담해 취업 장애 요인을 분석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고용·복지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참여 유형별 장애 요인 해소를 위해 맞춤형 취업 지원 서비스를 한다.
참여자는 밀착 상담을 바탕으로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취업 활동 계획을 이행할 수 있다. 소득 지원이 없었던 구직 활동 기간에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고용부는 이런 내용의 한국형 실업부조를 지난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를 거쳐 합의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취업성공패키지가 실업 문제 해소에 기여해 왔지만, 지원 규모 확대의 어려움과 낮은 상담의 질 등 개선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내년엔 미비점을 보완한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를 도입하는데, 올해 법률 제정과 기반 구축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취업성공패키지 10년, 취업 115만 고용유지 13.4%p ↑
-지원 대상 꾸준히 확대해 지난해 31만명 참여
-낮은 상담 만족도·구직 기간 소득 지원 아쉬워
-고용부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해 개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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