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제가 왜 떨어졌죠?" … 정보공개 청구하는 취준생들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9.05.10 09:43
  • 최근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상반기 채용 결과 발표가 시작되며, 일부 취업준비생(취준생)은 자신의 성적을 알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찾고 있다.
    ▲ 최근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상반기 채용 결과 발표가 시작되며, 일부 취업준비생(취준생)은 자신의 성적을 알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찾고 있다.
    #. 강민구(가명·29)씨는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 자신이 원하는 공기업에 지원했다가 필기 전형에서 탈락했다. ‘꿈의 직장’이었던 만큼 탈락 이유가 몹시 궁금했던 강씨는 최근 해당 공기업에 ‘자신의 성적을 알려 달라’는 내용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강씨는 “점수를 알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부족했고 얼마나 보완해야 할지 알 수 있어 향후 채용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상반기 채용 결과 발표가 시작되며, 일부 취업준비생(취준생)은 자신의 성적을 알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찾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정보를 국민이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행정정보공개법에 따라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투명하게 행정을 운영한다는 취지에서 시행하고 있다. 취준생에 인기가 많은 직장인 공기업, 공공기관, 대학, 대학 부설 기관에도 정보공개 청구가 가능하다.

    취준생은 정보공개 청구가 향후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전형에서 몇 점을 받아 탈락했는지 알 수 있어, 보완점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관련 기관에 지원한 정주형(가명·27)씨는 “필기전형 탈락 후 정보공개 청구했다”며 “필기 점수가 합격점에 비해 낮다는 점을 깨닫고 해당 전형에서의 가산점 요건인 자격증 취득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기업 채용 2차 면접에서 탈락한 대학생 김상주(가명·29)씨는 “필기 점수는 월등히 높았으나, 면접에서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며 “낮은 면접 점수는 면접 컨설팅을 통해 보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일부 지원자는 채용 비리가 의심되는 경우에도 활용한다. 한 공단에 경력직으로 지원한 최진수(가명·35)씨는 “다른 지원자에 비해 답변의 전문성이 높았다고 생각했는데 탈락했다”며 “채점표 원본과 한명인 합격자의 점수를 정보공개 청구했는데, 다른 지원자의 점수와 큰 격차로 합격자의 면접 점수가 만점에 가까웠다.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상황이라 산업자원부에 문제 제기했다”고 밝혔다.

    인사 관계자들은 “채용 관련 정보공개 청구가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공공기관의 채용 담당자는 “정보공개 청구는 2, 3년 전만해도 거의 없었는데 최근 들어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등 일부 공공기관은 입사 지원 시부터 ‘정보공개 청구를 할 경우 각 전형별 점수 확인, 이의 제기 등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기도 한다. 이달 필기전형 결과를 발표한 전남의 한 공기업 관계자는 “정보공개를 청구할 것에 대비해 홈페이지에 문의글을 남기면 개인 점수에 한해 답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취준생의 활용도는 높아지는 추세지만, 모든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정보공개 청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과목 선택 유불리에 따른 선택과목 쏠림현상’, ‘공개 업무량이 많아 정상적 업무 수행 불가’ 등을 이유로 정보를 비공개한다. 필기시험 시 지원자들에게 ‘시험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공기업도 있다. 충북의 한 공공기관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들의 채용 관련 정보공개 청구로 업무 부담이 생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