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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고1부터는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으로 인해 진로활동 내에 학생의 진로희망이 적히기는 하지만 이것이 대입 전형자료로서 활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학 진학에 있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권역 주요대학들의 수시 비중은 70%에 이르고 있고, 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수시 모집정원의 절반 이상을 선발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을 요구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들을 단순히 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적합성이나 발전가능성, 인성 등 여러 요소를 학교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 등의 여러 서류로 평가한다고 하며, 지원하고자 하는, 또는 흥미 있는 진로의 모집단위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한다. 따라서 고1 학생들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뚜렷한 진로를 정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고1이 아니라 고2, 고3 이라고 하더라도 진로에 대한 결정을 명확히 내리지 못한 경우가 많고 이런 고민이 쉬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되고 난 뒤에도,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는 고민이다. 그런데 학생부종합전형이 지금 진로에 대한 결정을 하고 이에 대한 노력을 하라는 전형처럼 보여 매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건국대 등 6개 대학이 함께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 101가지 이야기’에서는 대학이 생각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 중 진로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일부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특히 고등학교 시기는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하는 성장의 시기이기 때문에 진로희망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진로희망이 바뀌었을 경우 변화하게 된 과정 혹은 타당한 사유를 진로희망의 희망사유, 창의적체험활동의 진로활동 특기사항, 그리고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설득력 있게 제시해 준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중략…)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진로탐색활동을 통해 주도성을 갖고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진지한 과제로 탐색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고1 시기부터 뚜렷하고 변함없는 진로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대학에서 이를 나쁘게 평가할 리는 없다. 단, 진로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가 타당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활동을 진정성 있게 했다면 그걸 감점의 요소로 삼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하다. 따라서 지금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던져버려도 좋다. 대신 진로를 찾기 위한 진지한 탐색과정은 계속해서 가져야 한다.
그럼 진로에 대한 탐색과정을 어떻게 시작해 보면 좋을까? 한 가지 제안을 해보자면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는 애정을 가지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 평소와는 다른 시각에서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만약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면, 그에 대한 탐색을 해보아도 좋다. 그 가수가 세계적으로 더 유명해지기 위해서 지금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정리해 볼 수도 있고, 그 가수가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했을 때 대중적인 지지를 얻었고, 어떤 음악을 했을 때 매니아들의 열광을 얻었는지, 그 가수가 컴백했을 때 가수가 속한 회사의 주가는 올랐는지 혹은 떨어졌는지, 앨범이 더 많이 팔리기 위한 적절한 음반 가격은 얼마일지, 가수의 열애설이 터졌을 때, 왜 팬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는지 등 많은 생각들을 엮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매우 전문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심사에 대한 탐색이 마케팅, 경영, 심리 등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내가 어떤 것을 하면서 즐거운지 또는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주어 나의 진로를 조금 더 구체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시기일 것이고,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진이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동아리활동이나 독서활동, 수행평가 등을 할 때 내가 관심있는 소재에 대해서 탐색하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이를 구체화시키는 활동을 계속해 나간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의 합격의 문에 한 발 더 가까이 가게 될 것이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진학사 홍성수의 바른 공부!] 고1, 지금 진로를 정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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