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건 어쩌면 집중력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9.04.16 09:22
  • 점점 집중이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술이 주는 혜택의 부작용 덕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메신저 앱부터 SNS까지 수많은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수많은 곳에서 온갖 정보가 쏟아지지요.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 주는 혜택 때문에 오히려 집중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당연하지만 학습에는 집중이 필요합니다. 그 집중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자극을 줘서 집중을 유지하는 기술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과거에 책을 보거나 사색을 하며 집중하는 능력을 기르기는 어려워집니다. 집중하는 방법을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지타운 대학교 컴퓨터 공학 교수인 칼 뉴포트는 어떻게 해야 논문 성과를 좋아지게 할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자기 나름대로 생산성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결과는 아이러니했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잘하려면 기술을 끊어야 했습니다. 기술이 주는 자극에서 벗어나 몰입하고 집중해야지만 컴퓨터 공학에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거죠. 이런 깊은 집중을 그는 '딥워크(Deep Work)'라 표현했습니다.

  • 칼 뉴포트의 책 ‘딥워크’
    ▲ 칼 뉴포트의 책 ‘딥워크’

    딥워크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시간을 관리해야 합니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이 잘해야 하는 일, 학생의 경우에는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하지요. 이를 위해 칼 뉴포트는 다른 모든 일은 완전히 배제하고 집중하는 수도승 방식부터, 가끔 집중하는 시기를 주 단위, 혹은 월 단위로 만드는 이원적 방식, 매일 같은 시간에 집중하는 운율적 방식, 마지막으로 틈이 날 때마다 집중해서 일을 수행하는 기자 방식까지 4가지 방식을 발견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해야 하는 일 하나만 하고 살 수 없습니다. 수도승 방식이나 이원적 방식은 어렵겠지요. 조금씩 시간이 날 때마다 집중하는 '기자 방식' 또한 훈련되지 않은 사람은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학생이나 생활인에게 어울리는 방식은 매일 같은 시간에 집중하는 '운율적 방식' 입니다.

    집중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게 디지털 다이어트라고 칼 뉴포트는 말합니다. SNS 활동을 줄일 것. 집중할 때는 디지털 기기를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둘 것. 심심풀이로 인터넷에 접속하지 말 것 등등 다양한 요령으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인터넷에 영향을 막아야 합니다.

    사실 학생이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꼭 인터넷이나 디지털 미디어만 이를 막는게 아닙니다. 지나치게 많은 사교육이나 인강 등의 강의를 듣는다거나, 이동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거나 하는 식으로 공부에 도움을 주기 위한 시간이 많아 정작 진짜 자기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 부족해지는 경우도 있지요. 시간 조정이 세심하게 필요한 이유입니다.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을 잘 소비하는 사람이 꼭 기술을 잘 사용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기술을 이끌어 나가려면, 피상적으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소비하기보다는 깊게 한 주제에 몰입해 연구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지요. 컴퓨터 공학자인 칼 크로포트는 컴퓨터 공학 논문을 잘 쓰는 비결은 트위터 등 인터넷 미디어를 끊고, 책과 연필과 함께 컴퓨터 공학 주제에 씨름하는 '딥워크'를 시행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미디어를 적절하게 줄이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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