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좋은 습관을 게임처럼 만들 수 있다면, 해비티카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9.03.26 09:22
  • 청소년의 뇌는 어른과 다릅니다. 겉보기에 청소년은 육체적으로 성인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전전두엽은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전두엽은 자제력, 감정조절 등의 영역을 다룹니다. 청소년기 아이가 충동적으로 보이는 데는 생물학적 근거가 있는 셈이지요.

    전전두엽이 부족한 10대에게는 계획을 세워서 무언가 과제를 수행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숙제를 시간에 맞춰 해오고, 준비물을 챙기고, 또 미리 계획을 세워 시험을 준비하는 등의 일 말이죠. 정리하고,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이들을 위해 시중에도 다양한 도움을 주는 도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이어리부터 공부용 플래너, 타이머 등등 다양합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법을 고민하는 사람 중에는 타일러 레넬리(Tyler Renelle)도 있었습니다. 습관에 중요성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읽고 감명을 받은 저자는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RPG 게임처럼 습관을 만드는 기록방법을 고안했습니다. TRPG(테이블 롤플레잉 게임) 게임 데이터와 습관을 연동시킨 엑셀 스프레드시트 파일이었습니다.

    이 앱은 공개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이 앱의 이름은 해빗 알피지(HabitRPG)였지요. 좋은 습관을 자신이 게임 캐릭터를 키우는 RPG 게임처럼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였습니다.

  • 해비티카(출처: 해비티카 공식 홈페이지)
    ▲ 해비티카(출처: 해비티카 공식 홈페이지)

    이후 이 앱은 해비티카(Habitica)로 이름을 바꿉니다. 그래픽도 추가되지요.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하고, 서로 퀘스트를 공유하고, 함께 게임 퀘스트를 풀어내듯 연합해서 하나의 목표를 만들어서 함께 노력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의 매력은 보상과 이를 통한 성취감인데요. 단순 클릭도 내 분신인 아바타에 옷을 사게 한다거나 장신구를 사게 하는 보상을 주면 보람이 생깁니다. 해비티카는 게임처럼 좋은 습관을 유지하면 돈을 모아서, 아이템을 사고, 캐릭터를 꾸밀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게임의 성취감을 그대로 현실세계에서 이어갈 수 있는 셈이죠.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없는데요. 거꾸로 매일 꾸준히 습관을 가지고 하면 못할 일도 없습니다. 꾸준히 운동하면 건강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 3문제 씩이라도 꾸준히 풀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이런 꾸준함이 가장 어려운 미덕이라는 겁니다.

    해비티카는 이 어려운 과제인 '좋은 습관'을 만들수 있게 도와줍니다. 학생에게 익숙한 방식인 '게임'을 통해서 말이죠. 이보다 더 좋은 방식이 있을수도 있을 겁니다. 지루해보이는 좋은 습관에 무언가 맥락, '스토리'를 만들어준다면 말이죠. 스프레드시트에서 시작해 인기 앱이 된 해비티카처럼 습관에 맥락을 만드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 봄직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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