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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가 무슨 의미인가요?”
“1안이 다수 안이 아니면 뭡니까. 누가 설명 좀….”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지난 3일 공론화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대치동 학원가는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했다. 카페에서 자녀의 하원을 기다리는 학부모나 빈 강의실에 삼삼오오 모인 중학생 모두 2022 대입 개편 공론화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느라 여념이 없었다.
◇ 결론나지 않은 대입개편 공론화에 학부모 ‘혼란’
정시전형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1안에 대한 의견이 시민참여단 조사에서 다수였음에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못하자 학부모들은 하나같이 ‘도대체 왜?’라는 결론 없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우리를 무시하는 거 아닌가요. 결국 정부는 2안으로 밀어붙이고 싶어 결론을 내놓지 않은 것 같아요.” (모용순ㆍ가명ㆍ50)
학부모 다수는 “애초 정부가 수시를 확대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절대평가화 하려는 2안을 시행하려 한 거 아니냐”면서 “그러나 원래 의도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자,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포장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학부모는 “왜 1안을 가장 지지하는 공론화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황당한 근거를 들어 서로 배타적인 ‘수능 확대’와 ‘수능 절대평가’를 동시에 고려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이 한 목소리로 지적하는 이유는 3개월에 걸친 2022학년도 대입개편 공론화 결과가 결국 대입을 둘러싼 복잡한 여론 지형만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공론화위는 네 가지 공론화 의제를 두고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1안(수능 위주 정시 전형 45% 이상 확대-수능 상대평가)이 1위를 차지했지만 2위인 2안(정시·수시 비율 대학 자율 결정-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지지 비율 면에서 압도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시민참여단의 공론조사에서도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자 학생들과 학부모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입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빠르게 체감하는 고민은 당연히 고입이다.
“어느 고등학교에 보낼지 결정하려면 수시·정시 비율, 수능 절대평가 여부, 수능 과목 구조를 모두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아직도 확실한 게 없어 너무 답답해요. 이 상황이라면, 1안이 우세한 건지도 정확히 모르겠고요. 수능 위주 정시전형 확대에 대한 의견이 많이 나왔으니 자사고가 정답인가 싶기도 하고….” (구초롱ㆍ가명ㆍ48)
◇ “3개월, 공론화 결과 쳐다만 보다 허무하게 끝났다”
이 같은 혼란에 당장 내일(7일) 권고안을 내놓는 국가교육회의 결정에 눈이 쏠리고 있다.
학부모들은 “정부가 지난 4월 말부터 석 달간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을 위한 공론화에 착수했지만, 결과는 공론화 전이나 후나 별반 다르지 않아 이번 국가교육회의 결정도 큰 성과를 못 낼 것 가다”면서도 “답답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학생 자녀를 둔 임송희(50)씨는 “8월 중에 나오는 교육부의 최종 결정만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중간에 내놓는 일명 ‘하청기관’의 결정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그간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3개월간 공론화 결과만 쳐다보다 아이 고입과 대입 방향에 관해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날렸어요. 우리 아이의 진로와 진학이 달린 만큼 부디 이제라도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합니다.”
[학원가 현장] ‘도루묵 대입개편’에… 학부모 “석 달, 시간만 날렸다”
- 2022 대입개편 공론화 결과 발표 이후, 대치동 학원가 표정 살펴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