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K-FLEX', 국제수술로봇 대회서 우승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8.07.03 11:14
  • 지난 29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열린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대회에서 카이스트가 만든 'K-FLEX'가 우승을 차지했다. /카이스트 제공
    ▲ 지난 29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열린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대회에서 카이스트가 만든 'K-FLEX'가 우승을 차지했다. /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KAIST) 미래의료로봇 연구단에서 개발한 한국 최초의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K-FLEX’가 올해 최고의 수술로봇으로 선정됐다.

    카이스트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햄린 센터(Hamlyn Center)에서 열린 ‘Surgical Robot Challenge 2018’에서 K-FLEX가 미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등 강국의 로봇들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고 3일 밝혔다.

    ‘Surgical Robot Challenge’는 수술에 적용 가능한 로봇 기술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경쟁하는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이다. 적용 가능성·파급 효과, 혁신성, 디자인 등을 기준으로 우열을 가린다. 이 대회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의료 로봇 학회인 ‘Hamlyn Symposium’의 일환으로 매년 개최된다. 올해에는 전 세계의 약 190편의 논문과 연구 성과가 발표됐으며, Intuitive Surgical, KUKA, Auris Surgical Robotics 등 유명 수술로봇 회사의 CEO가 토론과 강연에 참여했다.

    K-FLEX는 Surgical Robot Challenge에서 Best Application Award와 전체우승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지난달 24일엔 수술로봇 시연장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2개의 수술도구와 유연한 오버튜브,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된 조종장치를 이용해 모의 수술 작업을 정밀하고 민첩하게 수행했다.

    실제로 K-FLEX는 흉터 없이 수술을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로봇 시스템으로, 2008년부터 한국연구재단(NRF)으로부터 5년간 지원을 받아 연구가 시작됐다. 이 로봇은 기존의 곧은 형태의 다빈치 수술 로봇과는 다르게 유연해 입, 항문, 질 등의 자연개구부로 외부 흉터 없이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수술도구의 크기도 다빈치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권동수 교수 연구팀은 그간 내시경 모듈을 제외한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왔다. 이미 동물을 이용한 임상 시험을 몇 차례 수행했지만, 유연성과 소형화로 인해 수술 도구가 큰 힘을 내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이에 따라 K-Flex의 핵심연구원인 황민호 박사가 작은 직경에도 비교적 큰 힘을 낼 수 있는 강인한 소형 관절 기술을 개발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했다.

    한편, 권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에 이지엔도서지컬(EasyEndo Surgical Inc.)이라는 수술로봇 회사를 설립했다. 이지엔도서지컬은 권 교수를 비롯한 8명의 학생들이 공동창업한 회사로, 카이스트 창업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지엔도서지컬은 카이스트 미래의료로봇 연구단과 협력해 K-Flex를 비롯한 다양한 수술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이지엔도서지컬의 잠재된 성장가능성을 보고 미국과 홍콩을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투자를 제의하고 있다. 권 교수는 “이번 우승은 창업 회사의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카이스트 제공
    ▲ /카이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