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진학 이야기] 2019 고입, 과학고 떨어져도 자사고 지원 가능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3.27 13:14
  • 영재학교인 광주과고가 원서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일반고, 특목고 등의 2019학년도 전형 골자도 이번 주 윤곽이 드러난다. 각 시도교육청이 매년 3월말 발표하는 ‘2019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 기본계획’이 관련 내용들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올해는 외고·국제고·자사고 등이 처음으로 후기고로 바뀌는 등 큰 변화가 있어 중학교 수험생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각 학교들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방식은 예년과 비슷할 전망이지만 일부 지원 시기의 변화만으로도 고입 구도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올해 특목고나 자사고 등을 준비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이 관심 두고 봐야 할 입시 변화의 핵심과 그 파장에 대해 알아봤다.

    2019학년도 전기고·후기고 지원 원칙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들은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두 가지 기준이 중요한 이유는 각 학교 지원 원칙이나 신입생 선발 방식 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 기준은 교육과정 운영과 학교의 자율성에 따른 분류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교는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자율고 등 4개 종류로 나뉜다. 물론 특목고는 다시 과학고·외고·국제고·마이스터고 등으로, 자율고는 자사고·자공고 등으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해당 분류는 예년과 올해가 다르지 않다.

    문제는 두 번째 분류 기준이다. 전국의 2350여 개 고교는 선발 시기에 따라 전기와 후기로도 나뉜다. 법률상 공식 명칭은 ‘전기학교’와 ‘후기학교’다. 지난해까지는 특성화고를 비롯해 특목·자사고 전체가 전기고였지만 올해부터는 외고·국제고·자사고가 후기고로 바뀌는 것이 핵심이다. ‘특목고=전기고’ 공식이 처음으로 깨지는 셈이다. 이와 같은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특정 학교 지원 이후 그 당락 결과에 따라 재도전 가능한 고교가 선발 시기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나타난 전·후기고 지원 원칙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후기고 지원 기본 원칙>
    1.전기고는 1개교만 지원 가능(전형 일정 및 당락 여부 무관).
    2.전기고 지원자는 불합격이 확정돼야 후기고 지원 가능(전기고 추가모집 지원도 가능).
    3.전기고 합격자는 등록 여부 상관없이 후기고 지원 불가.
    4.후기고 지원자는 불합격이 확정돼야 다른 후기고 지원 가능.
    5.후기고 합격자는 전·후기고 추가모집 지원 불가.
    6.후기고 불합격자는 전·후기고 추가모집 지원 가능.
    7.농어촌 자율학교(후기고)는 1개교만 지원 가능.
    *마이스터고·특성화고 및 중점학교 등은 일부 원칙에 예외가 적용될 수 있음.

    참고로, 일반적인 고교 분류에서 배제되는 영재학교의 경우 전·후기고와 무관하게 별도의 지원이 가능하며 그 당락 여부 또한 이후의 고교 지원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과학고, 자사고 입시 구도 변화는?

    전·후기고 구분이 달라지면서 올해 고교 입시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과학고와 전국단위 자사고가 있다. 예년과 달리 과학고 불합격 후에도 자사고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다. 과학고는 전기고, 자사고는 후기고로 엇갈려 가능한 일이다. 물론 과학고에 지원해 합격하면 자사고, 외고, 일반고를 포함한 후기고 지원은 불가능하다. 해당 변화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는 과거 수험생들을 기준으로 볼 때 과학고와 자사고 두 학교군을 동시에 염두에 두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과 성향의 상위권 학생들로, 예년이라면 자사고 진학에 무게중심을 뒀을 학생들 중 상당수가 올해는 과학고로 선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학고에 탈락하더라도 자사고에 추가로 지원할 수 있어 선택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애초부터 과학고와 자사고를 두고 갈팡질팡했던 학생도 탈락 시 일반고 배정에서 불이익이 따를 수 있는 자사고보다는 전기고인 과학고에 무게 중심을 둘 확률이 높다. 여기에, 이제 막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영재학교들의 최근 설명회 열기가 뜨거웠다는 점, 중3 학생 수 감소 추세가 올해는 주춤한다는 점 등도 과학고 경쟁률 상승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래저래 올해 과학고 입시는 지난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유력한 셈이다. 이 경우 과학고 수험생들은 예년보다 1단계 통과 확률이 낮아질 것을 감안한 사전 대비가 요구된다. 과학고 입시는 서류·면담으로 이뤄지는 1단계 평가 준비와 수·과학 면접으로 이뤄지는 2단계 평가 준비 과정이 사뭇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사고 탈락 이후의 일반고 배정 여건이 지역에 따라 다른 점은 과학고와 자사고 경쟁률 모두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체가 평준화 지역인 서울의 경우 자사고·외고 탈락자는 일반고 3단계 추첨부터 배정이 가능할 예정인데, 이는 경기 지역에 비해서는 자사고·외고 지원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크지 않은 구조다.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이 공존하는 경기도의 경우엔 평준화 지역 학생이 후기 특목자사고에 지원해 탈락했을 경우 비평준화 지역 미달 고교에만 지원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곧 발표될 각 지역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확인해야겠지만 시도별로 학생들이 느낄 후기고 선택의 부담감은 그 편차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과학고나 전국단위 자사고에 지원할 계획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자기 지역 일반고 배정 방식이나 관련 지역(자사고 소재지 등) 고입 일정 등에 함께 관심을 두면 경쟁률 예상 등 입시 준비에 도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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