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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과목의 어떤 문제를 풀든 간에 문제를 내려다 볼 수 있으면 어려운 문제도 훨씬 쉽게 풀 수 있다. 문제를 내려다 볼 수 있어야 실전에서 평소에 풀던 문제와 비슷한 수준 혹은 그 이상도 풀 수 있고 응용문제도 당황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를 올려다보면 풀 수 있는 문제도 못 푼다. 충분히 노력해서 실력이 어느 정도에 이르면 그 다음은 심리전이 된다. 노력이 부족해서 못 푼다면 억울하지나 않겠으나 알면서도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문제를 못 풀면 정말 속상하다.
그러면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바로 심화학습을 얼마나 했는가에서 온다. 평소에 얼마나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애쓰고 여기에 익숙해졌는가가 문제를 내려다보느냐 올려다보느냐를 결정한다.
그렇지만 공부를 하다보면 자주 드는 생각이 바로 이렇게 어려운건 시험에 안 나올거야 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 쌓이다 보면 고등학교 공부에서는 낭패를 보게 된다. 중학교 문제는 난이도가 다양하지 않아서 크게 무리가 없지만 고등학교 공부는 난이도가 천차만별인 문제들을 다뤄야 하므로 어려운 것을 피하면 상위권이 되기 어렵다.
심화 학습이 극한의 단계에 이르면 이런 느낌이 난다. ‘아 이제 어떤 문제를 풀더라도 답과 다르다면 답이 틀렸거나 문제가 틀린거다’ 그렇게 되기 전에는 누구나 언제나 문제를 올려다보면서 위축되어 있다. 어려운 문제 회피하는 습관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 말고 심화학습의 또 다른 종류는 현재 공부하는 수준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내용을 공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교과서에 나오는 영문법 사항만 공부하고 있다면 더 높은 수준의 영문법 교재를 보는 일처럼 말이다. 혹은 현재 내가 중간 수준의 영문법 학습자라면 상위수준의 영문법을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단어도 마찬가지다. 중학단어 수준의 공부를 마무리해간다면 고등단어 수준의 책을 구해서 보는 것이다.
영어 독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지문을 읽고 독해하고 빠르게 읽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독해실력이 늘게 된다. 그러나 쉬운 지문만 읽고 사전 찾기를 게을리 하면 영어 독해 실력은 절대로 늘지 않는다. 단, 조심할 것은 실력에도 맞지 않게 어려운 독해지문을 가지고 낑낑대는 것이다. 이건 별로 좋은 전략은 아니다. 자신의 수준보다 한 단계만 높은 독해를 하면서 꾸준히 실력을 올려야 한다.
한마디로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더 높은 수준의 내용을 공부하기 위해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것이 심화학습이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만 실전에서 문제를 내려다보면서 풀 수 있다.
중학생들과 상담해보면 심화학습을 많이 해야 하나 아니면 선행학습을 많이 해야 하나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을 많이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해야 한다. 양자는 필요나 목적이 서로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심화학습은 공부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실력향상을 통한 자신감을 가져다준다. 반면에 선행학습은 공부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미리 공부하여 익숙해짐으로써 역시 자신감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시기에 따라 심화학습과 선행학습의 비율을 달리할 필요는 있다. 수학의 경우 중1,2때는 심화학습에 더 치중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중3부터는 선행학습에 더 치중할 필요가 있다. 중학교 수학은 선행학습이 필수적일 만큼 빠르게 진도가 나가지 않으므로 오히려 심화학습을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고등학교 수학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중3부터는 선행을 해둬야 한다. 영어의 경우 문법은 중2때부터 선행학습을 하기 시작하고 독해나 단어암기는 중1 처음부터 중3 까지 꾸준히 심화학습을 하면 된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문제를 내려다보려면 심화학습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