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건강한 놀 곳을 만들다. 바운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3.20 09:42
  • 또 한 번의 창업 신화가 나왔습니다. '공차'로 성공했던 김여진 대표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에는 트램펄린 테마파크 '바운스'를 아이에스동서에 매각했습니다. 2016년 4월 죽전에 1호점을 내고 2년여 만입니다.

    2014년 김여진 대표는 밀크티 프랜차이즈 '공차'를 매각했습니다. 싱가포르의 국제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지요. 이후 사업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새 사업 아이디어 또한 자녀에게서 나왔습니다. 해외에서 트램펄린 시설이 있는 실내 체육관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던 도중 '왜 이런 곳이 한국에는 없느냐'는 자녀의 질문에 자극을 받은 거지요. 실제로 찾아보니 마땅히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체력을 키울만한 놀 거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바운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좋지 않은 입지에서 시작했음에도 1호점은 빠르게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9월, 5호점을 냈을 정도입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 매장은 첫해 15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받기도 했지요.

    바운스가 궤도에 오르자 김여진 대표는 회사를 아이에스동서에 팔기로 합니다. 체계적으로 회사를 넓히는 일은 본인보다는 이미 시스템이 갖춰진 조직이 더 잘 해낼거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입니다. 자녀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하지요.

    김여진 대표는 다음에는 교육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여덟 살일 때는 뛰어노는 일이 중요했다면 아이가 열한 살이 되자 아이를 교육하는 일에 관심이 가기 때문이랍니다. 한국에 없는, 하지만 꼭 필요하고 기꺼이 돈을 낼 수 있는 사업이라면 성공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사실 트램펄린이 대단히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저도 어릴 때 동네 트램펄린이 있었습니다. 동네를 돌면서 트램펄린을 오백 원 주고 일정 기간 태워주는 곳이었습니다. 한때 저도 매일같이 트램펄린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트램펄린은 디테일에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치밀하게 구성된 공간 디자인이나 프로그램이 없어 금방 지루해졌습니다. 안전성도 보장하지 않았죠. 어머니가 안심하고 맡길 공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김여진 대표가 치밀한 디테일로 이 모든 걸 채운 덕에 성공적인 공간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교육 혁신도 어쩌면 이런 게 아닐까요? 다들 알고 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언가. 그 니즈를 조그만 디테일로 완벽하게 채워서 주는 일. 어쩌면 그렇게 작은 혁신 한 걸음이 쌓이고 쌓여서 좋은 교육 환경이 만들어질지도 모릅니다. 트램펄린을 디테일로 재해석해 만든 테마파크, 바운스에 관심을 가져봐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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