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폐교 논란을 겪었던 은혜초등학교 재학생 전원이 결국 전학 절차를 밟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 서대문구 서부교육지원청에서 은혜초 학부모들과 비상대책회의를 한 결과, 학교법인인 은혜학원이 학교 정상화의 의지가 전혀 없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무단 폐교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은혜초 학생 전원을 전학시키고, 이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은혜학원을 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부교육지원청은 은혜초에 남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현재 은혜초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희망하는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은혜학원은 일방적으로 교육부에 폐교신청을 하고 학부모에게 폐교를 통보해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 1월 23일에 학교법인과 논의해 ▲긴축 경영을 통한 재정 정상화 ▲학생 학습권 보호 최우선 ▲신학기 정상 운영 등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은혜학원은 계속해서 학생과 학부모와 갈등을 빚어 물의를 일으켰다. 담임 배정에서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으며, 남은 학생들에게 고액의 수업료를 책정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또한 교사들로 하여금 학생들에게 전학을 종용하게 하는 등의 파행을 벌여왔다. 이에 서부교육지원청은 교육과정 정상 운영을 위해 특별 장학을 시행하고 은혜학원의 재정 분석을 통해 학생 수 대비 적정 수업료를 산정하는 등 학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했으나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3월 5일 개학일에 은혜초에 등교한 학생은 재학생 40명 중 오직 한 명뿐이었으며, 학교가 해고된 교원들의 자리에 새로운 교원을 임용하지도 않아 사실상 학교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은 은혜초 학생 전원을 전학시키고 전학 부적응 학생에 대해서는 심리치료를 지원키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갑작스런 학교 폐교로 인해 불편을 겪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