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스마트폰을 금지시키자고?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8.01.16 09:27
  • IT 업체의 단골 상품이 있다. 자녀 스마트폰 잠금 서비스다. 수많은 업체가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는 앱을 만든다.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존재하지만, 핵심 기능은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활용을 확인하고, 줄일 수 있는 기능이다. 그만큼 많은 부모가 필요로 하는 상품이라는 뜻일 테다.

    학교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이 골치다.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도 많다. 심지어 프랑스는 학교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국가 차원에서 금지하기도 했다. 그만큼 스마트폰이 교실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증거다.

    정말로 스마트폰은 학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최근 연구결과는 ‘그렇다’고 말한다. 임상심리학(Clinical Psychological Science)에 최근 발표된 논문이 대표적이다. 장 트웽기 샌디에고 주립대 심리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5년간 50만 명의 청소년을 추적하고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은 학생의 정신건강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악영향을 끼쳤다. 매일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 청소년은 무기력증, 자살 충동을 겪을 확률이 ⅓ 높았다. 매일 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그 확률이 1/2로 올라간다. 매일 SNS에 접속하는 청소년은 우울증 관련 증상을 겪는 비율이 13% 더 많았다.

    스마트폰이 청소년에게 끼치는 문제가 조명되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최근 철학 작가 줄리언 바지니는 가디언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스마트폰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말 유해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을 미성년자에게 금지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에는 담배도 해로운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나 이제는 많은 규제가 생겼다는 예시도 들었다.

    그렇다고 규제가 만능 키는 아니다. 강한 규제일수록 부작용 또한 커진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금지는 실현 가능성이 작다. 어른보다 아이가 더 기술에 밝다.

    교육적으로도 완전 금지는 문제가 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예 스마트폰이 없다면 올바르게 스마트폰을 활용할 기회도 없어진다. 규제보다는 올바른 교육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나쁜 영향만 미치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10대의 범죄, 성 경험, 약물 사용이 줄고 있다. 스마트폰에 영향력이 크다. 스마트폰 앱에 빠져서 10대의 비행이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이라는 새 매체가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여기까지는 확실하다. 그에 비교해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매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그 노하우를 어떻게 미래 세대에 교육해야 할지. 이런 사실에 대해서 알려야 한다. 디지털 매체를 어떻게 잘 활용해서 장점은 늘리고, 부작용은 줄일지에 따라 미래 사회 적응 능력이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교육에 대해 모두가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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