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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서울 소재 초등학교 입학 예비소집일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입학이 본격화되고 있다.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초보 부모들의 마음이 분주해지기 쉬운 시기다. ‘아직 마냥 아이인 것 같은데…’, ‘잘 적응해낼까’ 등 이런저런 걱정이 앞서겠지만 부모가 지나치게 불안해하면 아이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걱정하고 있을 예비초등생과 학부모를 위한 준비법을 ‘초등학교, 이 정도는 알고 보내자’(코리아닷컴)의 저자인 김성현(서울 한신초)ㆍ김은혜(서울 중앙대 사범대학 부속초) 교사 부부에게 들어봤다.
◇ 학교생활 적응 위한 생활습관 길러주자
학교는 가정과 사회를 연결하는 징검다리이자 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단체생활의 장소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꼭 필요한 지식과 인성요소들을 기르고 배우는 곳이기도 하다. 다수의 또래 학생들로 구성된 만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보다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칙과 생활방식을 따르도록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가장 크게 유치원과 달라진 점은 등교시간이다. 초등학교는 대개 8시 30분까지 등교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기상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 늦게 가더라도 아이들을 일일이 맞아주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달리 학교는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다 같이 움직이는 구조다. 지금부터 10분에서 20분 일찍 자고 일어나는 연습을 해보자. 김은혜 교사는 “아이들이 피곤하면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학교생활은 생각보다 매우 활동적이고 집중이나 열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좋은 컨디션으로 임해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교시의 수업시간은 40분. 하지만 아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오랫동안 앉아있기는 어렵다. 한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익숙해지도록 처음엔 10분 정도로 시작해 앉아있는 시간을 5분씩 늘려가는 연습을 해본다. 굳이 공부가 아니더라도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으로 인내심과 집중력을 길러본다.
이외에도 우유갑 혼자 열기, 비 오는 날 우산을 혼자 펴고 접기, 운동화의 끈이 풀어졌을 때 혼자 매기, 여학생들은 집에서 묶고 온 머리가 활동 중에 풀어졌을 때 간단하게라도 그것을 혼자 정리해 묶기 등을 미리 해본다. 김성현 교사는 “물론 교사가 도와줄 수 있지만, 교실은 집과 다르게 여러 명의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필요에 일일이 다 응해주지 못할 수도 있다”며 “따라서 이런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있게 연습해두면 아이도 학교생활을 하기 훨씬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많은 부모가 간과하기 쉽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생활을 아이 스스로 잘해낼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초등 1~2학년 때 형성한 습관이 초등 6년간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고, 혼자 스스로 일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조언해줘야 합니다. 습관은 학교와 가정이 서로 연계해야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 부모가 솔선수범해서 모범을 보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고요.”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심어줘야
이맘때쯤이면 초등학교 입학을 대비해 준비물부터 사는 경우가 잦다. 부모 자신이 ‘어린 시절에 무엇이 필요했었나?’를 떠올리거나 주변에서 들은 정보를 통해서 완벽하게 준비하려 하겠지만, 막상 입학하면 학교의 규격과 달라 다시 구매하는 일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김 교사는 “신입생 학부모 소집일 때 필요한 준비물을 자세히 안내해준다”며 “공책은 몇 칸, 혹은 어떤 종류로 몇 권을 사야 하는 지 등 자세히 설명하기 때문에 책가방과 실내화 이외에는 천천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아이의 마음가짐을 살피는 일이다. 아이가 어떤 생각으로 학교를 대하는지, 막연하게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많은 부모가 자칫 ‘해야 한다’는 의무감 내지는 조급함에 눌려서 아이의 마음가짐을 살피지 못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욕심은 내려놓고 아이 삶의 주인공은 당연히 아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아직은 좀 낯설 뿐이라고 설명해주고, 학교에 호기심을 키워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말을 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예비소집일 이외에도 학교를 한번 찾아가 둘러보거나 부모의 추억담을 들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 시기는 학습보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선임도 잊어서는 안 된다. 무리한 선행보다는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습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산만해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종이접기나 블록쌓기 등 좋아하는 것을 진득하게 하면서 집중력을 기르도록 연습해본다. 어느 정도 연습을 했다면 교과 공부로 점차 옮겨본다. 학습습관을 들일 때는 부모가 옆에서 자상함을 발휘해 주는 것이 좋다. 과제를 주고 해결하라는 식의 지도보다는 함께 앉아서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이의 학습습관을 유지하는데 도움된다.
<예비 초등생, 이것만은 준비하자>
1. 기상 시간 앞당기기
초등학교는 8시 30분까지 등교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기상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
2. 화장실 혼자 갈 수 있도록 하기
학교에 들어가면 화장실은 쉬는 시간 10분 안에 다녀와야 한다. 혼자 화장실을 가는 법부터 변기를 사용하는 법, 스스로 뒤처리를 하기까지 아이가 연습해보고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돕자.
3. 안전한 통학 길 외우기
아이 혼자 등하교를 해야 하므로 통학 길을 구체적으로 알려 줘야 한다. 가장 안전한 코스 하나를 정해서 아이와 미리 몇 번씩 다니며 익숙하게 해준다.
4. 혼자서 옷 입고 벗기
처음에는 옷 입기가 서툴기 마련이므로 단추 채우기, 지퍼 올리기는 물론 뒤집힌 옷과 양말을 정리하면서 옷 다루는 법을 익히게 하고 외투도 직접 옷걸이에 걸 수 있도록 가르쳐준다.
5. 30분 정도의 시간 안에 식사하기
점심 시간은 한 시간이지만 휴식을 겸한 만큼, 30분 안에 식사할 수 있게 연습시켜야 한다. 식사를 갑자기 급하게 하면 체할 수 있으니 너무 빨리 먹는 것은 금물이며, 집에서 미리 식사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연습한다.
6. 한자리에 40분 이상 앉아있기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익숙해지도록 처음엔 10분 정도로 시작해 앉아 있는 시간을 5분씩 늘려가는 연습을 해본다
7. 혼자서 소지품 챙기기
자기 물품을 자기가 챙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처음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에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혼자서 준비물을 챙긴 다음 검사를 받게 하는 식으로 꾸준히 연습시킨다.
8. 정리 정돈하기
학교생활을 시작할 때 자기 물건을 빠뜨리지 않고 스스로 챙기도록 하기 위해서 가방은 어디에 둘지, 주간학습안내나 시간표는 어디에 붙여 둘지 미리 아이와 상의해둔다.
9. 다른 사람 말 경청하기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남의 말은 듣지 않으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끝까지 듣고 대답은 ‘예’, ‘아니오’ 등으로 또렷하게 말하는 습관을 미리 길러둔다.
10. 기초 체력 만들기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피곤한 일이므로,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게 운동으로 기초체력을 길러 줘야 한다.
자녀 초등 입학한다면…준비물보단 마음가짐부터 챙겨야
-부부 교사가 알려주는 초등 입학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