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새로운 사회의 원동력, 성인 교육 시장을 주목하라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12.13 09:43
  •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는 필자의 지인은 요즘 데이터 사이언스 공부에 빠져있다. 월급 700만원 중 교육비에 매달 1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 해외 대학 MBA 과정을 밟고 싶었지만 시간적•금전적인 문제로 학원 수업들을 통해 실무에 필요한 역량들을 키워 나가고 있었다. 

    성인 교육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이 입시 위주의 사교육 시장이었다면, 최근에는 성인 사교육시장으로 그 중심축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먼저, 20세 이하 인구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초중고 학생수는 2000년 795만명에서 2016년 588만명으로 약 26% 가량 줄었고, 수능 응시자 수 역시 지난 5년간 10만명 이상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스럽게 입시교육 시장 역시 21조원에서 18조원대로 감소했다.

    반면, 성인의 직무관련 평생학습 참여율은 2010년 15.1%에서 2015년 27.7%로 크게 늘었다. 성인 대상 직업기술 강의 학원 역시 2010년 3192개에서 2016년 4244개로 약 33% 가량 증가했다. 성인 실무교육 전문기관인 강남의 A 학원의 경우 3년 6개월만에 누적 수강생 2만명을 돌파하고 연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학원의 코딩•데이터 사이언스 수업료는 400-500만원대 (3개월 기준)에 달하지만 20%의 고객이 재수강을 신청할 만큼 인기가 높다. 현재 성인교육시장은 2조원 - 5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성인 교육시장의 강세는 향후 더 가속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일단, 해당 인구수가 압도적으로 높다. 25세 – 50세 사이의 인구수는 2000만명에 달한다.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재 취준생들에게 집중된 성인 사교육 시장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될 것이다. 평생직업이란 말이 무색해진 요즘 시대에,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실무능력 향상에 대한 필요성은 당연히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이 너무나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대학교•대학원에서 습득한 지식들을 10년, 20년 써먹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필자 역시 2개의 석사 과정을 하면서 기존의 교육 시스템이 사회의 변화 속도를 쫓아가고 있지 못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했듯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4년 과정으로도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 할 수 있었으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림없는 이야기다. 지식의 반감기가 급격하게 짧아짐에 따라 4년제 대학 혹은 2년제 석사과정이 산업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심각한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소수의 기관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교육의 공급(supply)이 수요(demand)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근본적인 원인은 기존의 전통적인 교육이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 당국 만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디지털 기술에 의한 급격한 사회의 변화는, 공교육이나 범국가적 교육시스템이 따라가기에는 너무나 빠른 속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사회의 변화와 공교육 간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교육의 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성인들의 평생학습 참여 시간은 258.9시간으로 이미 OECD 국가중 제일 높은 편이다. 대한민국의 3-40대 직장인들은 학원에 익숙한 세대다. 취업후에도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해당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새로운 사회에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고, 새로운 사람은 새로운 교육을 통해 양성된다. 대한민국의 입시 교육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향후 5년, 10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 성인교육 시장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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