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앞서가는 교육 개편, 준비 안 된 현장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10.30 10:34
  •  요즘 공. 사교육을 막론하고, 중3 학부모들의 고교선택에 대한 문의가 대폭 늘고 있다고 한다. 고교선택이 자녀의 입시와 직결된다고 생각해서다. 대입에서 수시선발비율이 70%를 넘긴 시점에서, 3년간 다닐 학교가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교 혹은 사교육업체에서 주최하는 설명회도 많이 다녀보지만 정통한 정보인가 의심이 들어, 재학 중인 학부모를 수소문해 경험들을 미리 들어보기도 한다. 중3부터 배우게 될 2015 개정교육과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된 상태인지라, 각 고교의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학교 알리미 사이트’를 들어가 보기도 하는 데, 여기서 그만 벽에 부딪힌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각 학교의 신입생 교육과정에 대한 편성계획은 매년 4월과 9월에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교육과정이 어떻게 운영될지를 알게 된다. 그동안은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우려나 고민들이 덜해서인지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만을 터뜨리는 학부모들이 많다.

                       2015 개정교육과정과 대입에 대한 불안감 해소
                       중3과 중2를 위한 ‘고입 박람회’라도 열어야 

      학교현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년 뒤에는 학년마다 ‘다른 교육과정과 수능’을 준비하는 고1,고2,고3을 가르쳐야 한다. 개정교육과정과 수능체제의 부조화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실적으로 2015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교육이 고교에서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은 너무도 상식적이다. 가능한 일일까 싶지만 정부나 공공기관 주최로 ‘고입 박람회’라도 열어야 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본다. 특히 자사고나 특목고에 비해 일반고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고입박람회가 열린다면 일반고의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가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중2도 중3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2 학부모들이 오히려 중3보다 입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대입 변화의 중심은 사실 중2이기 때문이다. 내년 8월에 발표되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전형) 개선을 포함한 수능 제도 개편은 2022학년도 대입을 치를 중2부터 적용된다. 최근 학종 전형 개선과 관련해 보도된 교육부의 ‘수능최저기준 폐지. 자기소개서, 추천서의 폐지나 축소안’도 현실적으로 중2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2021학년(현 중3) 입학전형에 관한 기본계획도 내년 하반기에 발표하기 때문에, 중3부터 개선안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교육혁신, 입시개편을 보면서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이제 너무나 고루한 말처럼 느껴진다. 지금 실행되고 있는 교육의 진화가 우리 교육의 르네상스를 열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대립과 분열을 낳을 까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해보인다. 밥 짓는 데 뜸을 들이지 않으면 설익은 밥을 먹게 되듯이, 사람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면 뜸 들이는 시간이 꼭 있어야 한다. 2015개정교육과정과 그에 따른 입시개편안이 성공하려면 설득과 이해를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과 협의의 시간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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