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4차산업혁명, 수학은 필수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9.05 09:23
  • 가장 미움받는 과목이 뭘까? 돌이켜보면 아마 수학이 아닐까 싶다. 수학은 0점이 있는 과목이다. 많은 학생이 수학 때문에 이과를 포기한다. 장벽이 크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학의 교육적 부담이 크니 수학 교육을 선택으로 바꾸자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필자는 수학의 중요성이 더욱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표피를 벗겨보면 핵심은 ‘데이터화, 자동화’다. 데이터, 알고리즘은 수학이다. 수학이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야기다.

    원래부터 현대인에게 숫자를 다루는 감각은 필수에 가까웠다. 영업 사원은 견적을 내고, 또 매출을 내기 위해 항상 숫자와 씨름했다. 내근직원은 숫자를 보면서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현상을 재조립해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심지어 글과 사람(정보원)을 다루는 기자도 ‘숫자’를 사용해서 구체적으로 팩트를 제시하는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았다.

    현재는 어떨까?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피부로 수학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상을 느끼고 있다. 취직 전선에서도 이과가 대접받는다. 이공계 기술 기업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문과의 최고 직장이라 불리는 금융계까지 이공계를 앞다투어 채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문과를 많이 뽑았던 영업사원도 이과 출신이 점차 들고 있다. 과거에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비전문가를 뽑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약사 출신 영업사원이 흔하다. 점차 산업이 복잡해지면서 의학 지식, 제약 전문지식을 가진 영업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영업 분야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내근직은 어떨까? 특히 데이터 분석, 경영 지원, 재무, 인사 등의 업무는 점차 간소화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대부분의 트레이더를 내보내고, 그 자리를 트레이딩 시스템을 제작, 관리하는 개발자로 바꾼 일은 이미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골드만 삭스는 몇 명의 소수 특급 트레이더만 남겼다. 이런 일이 데이터를 다루는 많은 분야에서 가속화될 거로 보인다. 데이터나 추상적인 개념을 다루는 반복 업무만은 기계가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이 이미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분절화되고, 모든 조직이 소형화되고 프로젝트화 되면서 직업 ‘자신을 창업자처럼 다루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소위 사업가가 아니더라도 자신을 하나의 기업처럼 다루고, 경영해야 한다는 거다. 불안정한 현재 직업시장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도 수학은 필수다. 경영의 기본은 재무다. 본인의 현금 흐름을 읽어야 한다. 과거에 월급쟁이처럼 고정적인 직장에서 월급을 꼬박꼬박 받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학이 중요하다는 말은 조금 이상하게 들리기도 한다. 데이터 분석, 계산 등 수학적인 능력은 컴퓨터가 더 뛰어나지 않나? 사람이 할 일은 기계가 할 수 없는 인간적인 일에 집중해야 하지 아닐까?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 모든 기본에는 수학에 대한 이해, 기계에 대한 이해, 데이터(인공지능이라 불리는)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어야 한다. 수학이 필요 없어진 게 아니라 수학만으로 경쟁력이 되기 어려워졌다. 수학은 기본 소양이 되었다.

    사회가 바뀌고 있다. 그에 따라 산업화 시대의 교육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고 있다. 그럴 때일수록 해답은 평범한 답에 있는 법이다. 정보화 시대에 핵심은 데이터다. 인공 지능이라는 팬시한 단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에 중심에는 결국 수학이 있다. 다른 어떤 과목보다 수학의 중요성이 커졌다. 수학 교육이 미래 교육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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