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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월마트와 협업한다. 미국 음성비서 시장의 70% 이상을 아마존이 점유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마존 음성비서에게 필요한 물건을 말하면 자동으로 구매해준다. 이 편리함에 대항하기 위해 구글은 구글의 음성비서를 통해 월마트의 물건을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 세계가 음성비서 열풍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각 통신사는 앞다투어 음성비서를 출시 중이다. 삼성도 음성비서 ‘빅스비’를 최신 스마트폰 기종에 넣었다. 네이버 또한 음성비서 ‘클로바’와 스피커 ‘웨이브’를 내놓았다. 카카오도 올 하반기에 음성비서 서비스 출시 준비 중이다.
음성비서 시장이 뜨거운 이유는 무엇보다 편하기 때문이다. 목소리로 지시하는 일이 버튼을 누르는 일보다 쉽다. 검색엔진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이어지는 ‘편한 유저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발전 모델이 ‘음성비서’인 셈이다.
모든 사람이 음성비서를 사용하면 삶이 바뀐다. 삶이 바뀌면 인재상 또한 바뀐다. 음성비서 시대의 인재상은 과거 인재상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음성비서는 인공지능이다. 목소리를 통해서 쉽게 정보를 찾아준다. 거꾸로 말하면 ‘어떤 질문을 할지’가 훨씬 중요해진다. 질문하는 능력, 검색하는 능력은 이미 중요한 능력이지만 유저 인터페이스가 편해지면 편해질수록 그 중요성은 더 커진다.
공감력도 중요하다. 인공지능, 음성비서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이는 전자 세계의 데이터 검색일 뿐이다. 실제 세상을 움직이는 로봇은 훨씬 만들기 어렵다. 사람과 교감하는 로봇을 만들기 어려운 일도 마찬가지다. 이미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과는 달리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나고 교감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과거에는 이동하면서 사람을 만나는 일 못지않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일이 큰 가치가 있었다. 이제는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일은 소수의 엘리트와 인공지능을 보완, 운영하는 개발자 면 충분하다. 금융사가 애널리스트를 대거 감축하고, 대신 인공지능 개발자를 뽑고 있다. 다른 산업도 이렇게 될 테다. 코딩 능력을 갖추던지, 아니면 이동하면서 교감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윤리의식이 있다. 음성비서의 시대에 모든 말은 녹음된다. 지금도 사실상 모든 말을 녹음할 수 있다. 자신의 모든 행동이 기록되기에, 나에게 딱 맞는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다. 거꾸로 말하면, 내 모든 일이 기록되는 무서운 시대라는 뜻이다. 나의 과거가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모든 게 기록되는 시대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수준의 윤리 의식이 요구된다.
최근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직자의 윤리 이슈가 다시금 떠올랐다. 몇 년 후에는 청문회에 온라인 활동 관련 정보가 쏟아져 나올지 모른다. 지금부터 아이들에게 새로운 인터넷 기술에 맞춰 새로운 윤리 의식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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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음성비서 시대 달라지는 인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