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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와 수학교사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를 촉구했다. 전날 진학 담당 교사들이 교육부가 내놓은 2021 수능 개편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바로 직후다. 교육부의 수능 개편안 확정 발표를 앞두고 수능 개편안 재논의 요구 관련 진통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국어교사모임과 전국수학교사모임은 24일 성명을 각각 발표하고 2021학년도 수능에서 수학과 국어를 포함해 전과목 성적을 절대평가에 의한 등급으로 산출해야 하며 향후 교육 당국은 수능 자격고사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정한 입시의 기준을 만들기 위해 수능과 같은 국가시험이 필요함은 인정한다 치더라도,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방해하지 않는 한에서 시행돼야 한다”며 “대학의 선발 수단에 불과한 수능 때문에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왜곡되고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주름이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학의 서열화와 변별력이 지나치게 높은 수능시험이 그동안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많이 왜곡해 왔다”며 “수십만 명이 응시하는데다 선택형 문항만으로 치러지는 수능 시험으로 학생들의 능력을 세밀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한데도 수능은 모든 응시자를 한 줄로 세울 수 있는 백분율 지표를 제공하고 있고, 대학에서는 이를 마치 대단히 신뢰성 있는 지표처럼 사용하여 입학생을 선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교사들은 수능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는 자격고사가 되는 것이 마땅하고 대학은 수능의 변별력에 의존하지 말고 각각의 선발 기준을 마련하여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일부 과목 절대평가 방안인 1안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수학을 비롯한 몇몇 과목은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나머지 과목을 절대평가로 하는 1안은 줄 세울 기준을 줄이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수능 변별력을 더 높여 오히려 문제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날 전국진학지도교사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는 더케이호텔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안에 대해 “학교 교육 파행이 예상된다"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들은 ”1안을 선택하면 학생들에게 ‘수학이 대입을 좌우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 수학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며 ”이는 학생 진로·적성에 맞는 학습과 선택과목을 활성화한다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 방향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1안 도입 시 수능의 공정성과 타당성도 논란의 여지가 생긴다고 했다. 국어와 수학에서 만점을 받고도 탐구영역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학 당락이 갈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과목 절대평가 방안인 2안을 골자로 한 새 개편안 마련을 요구했다. 수능을 고1때 배우는 공통과목에서 출제하는 방식으로 전면 절대평가로 바꿔 대학 지원자격을 부여하는 자격고사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오는 31일로 예정된 수능 개편 최종안 발표는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정근 전국진로교사협의회장은 “고교교육 정상화, 고교학점제 등 중요한 변수가 많은데 두 가지 개편안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잘못됐다”며 “교육 현장을 고려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역시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과목만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은 암기식 문제풀이 등 내년부터 적용되는 2015개정 교육과정의 정책 목표와 완전히 충돌되는 안”이라며 전 과목 절대평가를 포함하는 2안을 중심으로 이를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10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방안으로 ‘수능 일부 과목 절대평가안’(1안)과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안’(2안) 2가지를 제시했다. 1안은 ▲한국사▲영어▲통합사회·통합과학▲제2외국어/한문 4과목만 절대평가하자는 방안이며, 2안은 여기에 국어·수학·탐구 등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방안이다.
국어·수학교사들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해야”…개편안 ‘진통’
- 전국교사모임 성명 “일부 과목 절대평가 하면 서열화 심화될 것”
- “전과목 수능 절대평가 후 대입 자격 고사화해야 공교육 정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