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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1일 하나고를 마지막으로 전국단위모집 10개 자사고들의 전형요강 발표가 마무리됐다. 다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입시 분위기지만 자기 특성과 대입 전략이 뚜렷한 수험생들의 고입 준비는 예년과 크게 다를 수 없다. 적어도, 목표를 정하고 그 달성을 위해 매진하는 노력들은 단순히 진학 유불리만 따져보는 계산보다 유의미한 발전의 과정일 수 있다. 올해도 자사고 도전을 꿈꾸는 중3 수험생들을 위해 향후 몇 회에 걸쳐 주요 자사고들의 입시 흐름과 합격 전략을 알아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전국 고교 최고 수준의 의대 진학 실적을 자랑하는 전주 상산고등학교이다.
2018 상산고 입시 흐름과 변화
상산고는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제가 처음으로 적용된 2015학년도 입시의 큰 틀을 이제껏 이어왔다. 2018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하는 올해 전형도 마찬가지다. 1단계 내신 평가로 2배수 내외 인원을 뽑고 2단계에서 면접을 치르는 방식이다. 1단계 내신 커트라인은 매년 경쟁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여학생은 반영과목 성취도가 모두 A, 남학생은 B 1개 정도까지가 일반적이다(전국단위모집 기준). 지난 2017학년도 입시에서도 남학생 지원자들의 경우 반영 비율이 가장 낮은 1-2학기 국어, 영어, 사회, 과학 등에서 B가 1개인 경우까지만 1단계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B가 1개일지라도 1-2학기 수학이나 2~3학년 주요 과목일 경우는 탈락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해 대비 경쟁률 약세가 예상되는 만큼, 이보다 다소 부족한 내신이라도 남학생이라면 소신 지원을 고려할 만하다. 상산고의 최근 5년간 경쟁률 변화는 아래 도표와 같은데, 전국단위모집의 경우 2015학년도부터 크게 올랐다가 2016학년도를 정점으로 지난해 소폭 이상 하락했다.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3 학생수 감소였다. 올해도 학생수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정책 변수로 아직은 분위기가 어수선한 만큼 경쟁률 상승 가능성은 낮다. 다만 지난해부터 인구 감소에 맞춰 모집정원도 점차 축소되고 있음은 참고할 부분이다. -
올해 상산고 입시의 지난해 대비 가장 큰 변화는 2단계 면접 평가 방식이다. 지난해까지 20분 내외로 진행해 비중이 적지 않았던 집단면접을 없애고 자기주도학습면접과 인성·독서면접으로 2단계를 단순화했다. 배점은 자기주도학습면접이 60점, 인성·독서면접이 40점 만점으로 지난해보다 인성·독서 비중이 커졌다.
전형요강상 그밖의 변화로 눈여겨 볼 부분은 자유학기제 등으로 성적이 없는 학기에 대한 내신 성적 대체 방식이다. 지난해까지는 1~2학년 특정 학기 성적이 없는 경우 3-1학기 성적으로 대체했지만 올해부터는 동일 학년의 다른 학기 성적을 반영하게 된다. 1학년 전체 성적이 없는 경우는 2학년의 동일 학기 성적으로 대체된다. 상산고 1단계 통과와 관련해 한 가지 더 알아둬야 할 점은 엄격한 출결 감점 기준이다. 1단계 총점에서 무단결석 1일당 1점씩이 감점되는데, 교과 내신이 좋더라도 출결 때문에 2단계 진입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참고로 2018학년도 상산고 전형 교과성적산출방법에 따르면 1점은 2학년 수학 교과 A성취도와 B성취도의 점수 차이에 해당한다.
상산고 합격 위한 자소서/면접 준비
3학년 1학기까지의 학교생활기록부가 이미 완성된 상태에서 상산고 합격을 위해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할 부분은 당연히 자기소개서다. 9월 20일까지 접수해야 하는 올해 상산고 자소서는 지난해와 동일한 항목을 유지했다. 자기주도학습 과정과 느낀 점, 지원동기, 입학 후 활동 및 진로계획, 독서, 인성 등이 세부 구성 요소다. 항목별 작성 분량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일차적으로 각 영역별 ‘분배의 묘’가 요구된다. 누락되는 영역이 없도록 하되 자신의 경쟁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항목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기본이다. 일반적으로는 자기주도학습 경험이나 독서 영역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지원자들이 많다. 여러 구성 요소들을 제한된 지면 안에 모두 풀어내야 하는 만큼 문장에 낭비가 없도록 핵심만 압축해 써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체 글자수 제한이 지난해 띄어쓰기 포함 2000자 이내에서 올해는 띄어쓰기 제외 1500자로 바뀌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는 변화이므로 지난해 수험생들에 준하는 작성 분량이면 충분하다.
상산고 전형의 가장 큰 변별 요소라 할 수 있는 면접은 자기 경쟁력의 분석에서부터 그 준비가 시작되어야 한다. 한두 달의 준비 기간 안에 면접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경쟁력들을 모두 충족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전략적으로 강점을 키우거나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특히 평가 요소가 많을수록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소서 작성에 성심을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보완 사항을 발견할 수 있다. 말이 어눌하다든지 긴장을 많이 한다든지 목소리가 작다든지 등의 형식적 약점보다는 공부법, 학업역량, 독서, 가치관, 진로계획 등의 컨텐츠 약점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상산고 전형은 자소서와 면접 모두에서 독서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남은 기간에라도 자신이 읽었던 책들을 다시 둘러보며 정리하거나 관심 분야 또는 부족한 분야의 책들을 틈틈이 찾아 읽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서류의 내용을 잘 숙지하거나 예상 질문을 많이 뽑아 적중률을 높이는 방식, 또는 평소 자신의 관심이나 특성과 맞지 않는 단편적인 지식들을 단기간에 숙지하여 내세우려는 전략 등은 면접 유동성이 조금만 커져도 그 실패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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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형의 자사고 이야기] 2018학년도 상산고 합격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