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구글, 교실마저 정복하기 시작하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7.18 09:17
  • 실리콘 밸리에는 수많은 기업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기업은 역시 구글이다. 기존 기업과는 달리 소유하지 않고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을 장악한다. 정보를 포털처럼 자신이 정리하기보다 알고리즘을 만들어 유저들이 스스로 유용한 정보를 찾도록 한다. 자신이 직접 앱을 만들기보다 앱스토어라는 채널을 만들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본인의 제품을 고객에게 선보이도록 한다.

    플랫폼 형태의 사업을 하려면 ‘수요 규모의 경제’가 핵심이다.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플랫폼의 가치도 커진다. 전화를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전화의 가치는 커진다. 카카오톡은 대부분의 한국인이 쓰기에 엄청난 가치를 가진 메세지 서비스가 되었다. 구글 또한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테크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구글도 ‘교육’에 집중했다. 어린 학생들이 구글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미래에 고객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구글은 전방위적으로 교육 시장에 진출 중이다.

    구글은 ‘크롬북’이라는 노트북 컴퓨터를 만들었다. 운영 소프트웨어를 최소화하고 구글 크롬 운영 프로그램만 남겼다. 가벼움이 장점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노트북이라는 악평을 받으며 시장에서 무시당했다. 하지만 구글 운영 프로그램 외에 아무런 프로그램이 없고 저렴한 크롬북은 교실에는 적합했다.

    구글은 학교 운영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구글 클래스룸’이다. 학급 운영부터 출결 사항, 수업 내용 정리까지 다양한 수업 관리를 돕는다. 시카고 교육부는 구글 클래스룸에 대해 경고했다. 기업이 공교육에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교육기관과 어떤 협의도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었다. 구글은 이를 받아들여 일부 교사를 대상으로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 교육 당국과 협의도 수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구글은 교사들에 교육과 세미나를 지원하며 구글 클래스룸이 교육에 미치는 순 영향을 홍보하고 있다.

    구글은 기존 앱들도 교육에 활용 중이다. 지메일부터 구글 독스까지, 구글에는 다양한 앱들이 이미 존재한다. 이들은 인터넷만 접속하면 무료다. 가볍다. 공유하기도 쉽다. 다른 어떤 학교 메일보다 지메일이 더 비용을 절감하고 좋은 메일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하여 구글은 본인들의 유틸리티 앱을 교육 기관에 영업 중이다. 구글 직원 제이미 케이셉은 애리조나 주립대를 설득해 공식 메일 서비스를 지메일로 교체했다. 덕분에 애리조나 주립대는 가장 좋은 메일 서비스를 얻을 수 있었다. 구글 또한 미래에 고객을 얻을 수 있었다.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이 공교육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꼭 바람직할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교육의 상업화, 개인 정보의 상업화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문제는 IT 서비스는 공공기관이 운영하기 어려운 서비스라는 거다. 한국도 이미 대형 IT 업체들이 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앞으로도 구글 등의 대형 IT 업체들이 공공기관에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많아질 거다. 좋든 싫든 이미 일어날 현상이다. 구글이 교육을 바꿔 나가는 모습에 주목해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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