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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은 초등과 중고등을 합쳐 12년에 이르는 제법 긴 시간이다. 이 기간 동안 한결같은 태도로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일까? 매일 같이 정해진 시간에 등교하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수업을 받으며, 때마다 시험과 입시로 긴장해야 하는 일이 12년 동안 지속되는 과정에서 슬럼프와 매너리즘, 동기저하와 사춘기를 지나가야 한다. 그 와중에 학교에서 하는 교과 수업을 잘 듣고 필기하고 예습하고 복습하는 일만 제대로 하기에도 많은 노력과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거기에 최근에는 동아리 활동부터 교내에서 진행되는 각종 대회, 독서, 봉사, 자율활동, 진로활동 등등 비교과적인 노력들도 동시에 요구된다. 그야말로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고서는 꾸준히 충실한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래서일까? 최근의 입시트렌드를 살펴보면 고입이든 대입이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학생이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이다. 학교생활이 어찌 입시만을 위한 것이겠는가 마는 그래도 무시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대입에서 학생부종합 전형은 학교생활에 대한 충실도 없이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학생부 교과 비교과에 대한 평소의 착실한 노력이 요구된다. 고입에서도 자기주도학습전형이라 하여 교과 내신 성적과 학생부 및 자소서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지는 명확하다. 이미 고등학교에서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했을 때에도 대학생활에 충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 자기주도적인 태도를 지닌 학생이라야 고등학교 공부와 생활에 훌륭하게 적응하기 때문이다.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이처럼 트렌드가 바뀐다고 해서 당황하지 않는다. 삶에 대한 태도와 자기조절의 결과물로서 공부를 잘해온 것이기 때문에 학교생활이 원래부터 충실했으므로 그것이 교과 성적이든 비교과 활동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교생활과 공부의 가장 기본이라 할 예습복습과 수업듣기에 충실하며, 노트필기와 반복학습을 철저하게 지킨다. 뿐만 아니라 시험공부기간이 아닐 때에는 교내 경시나 자율, 봉사, 동아리, 진로활동과 독서 등의 비교과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동시에 반장이나 회장 같은 대인관계 리더십에도 탁월성을 발휘하는 학생들도 많다. 인성과 리더십은 입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많이 요구되는 덕목이기에 공부만 잘하는 것으로 멈추지 않고 다른 역량도 조화롭게 훈련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선생님과의 관계도 좋을 수밖에 없고 그런 학생의 학생부 기재 내용이 더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마치 공부를 잘하니까 학생부도 잘 써준다는 식으로 폄하하고 비난한다. 지금부터는 폄하를 멈추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충실함을 배워 실천해보자. 교과 수업에 대한 능동적인 태도부터 비교과 활동에 대한 적극성과 친구들 선생님과의 대인관계적인 헌신에 이르기 까지 작은 실천부터 도전해보자. 단지 입시에서의 좋은 결과를 넘어서 학교생활 자체에 대한 만족감과 눈에 보이지 않는 계산 불가의 인생의 큰 덕목을 갖추게 되는 것일테니까.
그렇다면 이러한 학교생활 충실의 시작은 무엇부터 해야 할까? 너무나도 단순하고 기본적이지만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가져오는 몇 가지 수칙을 실천해보자. 첫 번째로 수업시간에는 최대한 앞에 앉아야 한다. 수업은 학생들이 관조적인 자세로 팔짱끼고 혹은 졸면서도 관심 받지 못하고 들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맨 앞에 앉게 되면 심리적으로도 당연히 수업을 잘 들어야 한다는 마음이 들며, 그렇게 수업에 적극적일 때 비로소 교과 성적부터 비교과 항목의 구체적 기입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시작된다. 두 번째로 공부 외적인 활동에도 가급적이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참여하고 지원하는 것이 좋다. 내 시간만 소중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남들과 함께 내 시간을 사용하는 것의 의미를 알아가는 노력이야 말로 인성과 리더십 그리고 학교생활충실성의 기반이 된다. 세 번째로 선생님과 잘 지내야 한다. 평소에 선생님과 잘 지내두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시험 준비를 위해 하나를 더 배우는데도 좋을뿐더러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위해서도 선생님과 잘 지내서 평소에 존재감 있는 노력을 기울였을 때 보다 차별화 되고 구체적인 전향적인 내용을 기재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세 가지 수칙이 모두 자기관리능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수업시간에 맨 앞에 앉아서 졸지 않고 수업을 열심히 들으려면 그에 걸맞는 예습부터 필기와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 비교과 활동에 적극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교과와의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 자기 시간을 사용해야 하므로 철저한 자기관리능력이 있어야만 꾸준히 해낼 수 있다. 선생님과의 관계야말로 자기관리 능력을 필요로 한다. 선생님을 도와드리는 일부터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에서 처신과 언행을 조화롭게 해내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자기관리능력이 있어야만 균형감 있게 해낼 수 있는 일들이다. 이러한 자기관리능력은 하늘에서 어느 날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습관 형성을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설사 당장에 변화가 없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하나씩 실천하는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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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의 학습 원포인트 레슨] 학교생활에 충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