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의 초등포트폴리오 코칭] ‘진학’에 집중하는 부모들에게 ‘진로’를 말하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3.16 14:10
  • “아프리카의 원시 부족이 강을 따라 살고 있었다. 그 강의 상류에는 거대한 댐이 지어지고 있었다. 원시 부족은 그걸 모르는 채로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법, 카누를 만드는 법, 농사짓는 법을 계속 자식들에게 가르쳤다. 그러다 댐이 만들어지자 이 원시부족과 문명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앨빈 토플러의 가상미래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원시 부족의 미래다. 이는 곧 사라질 것에 집착하며 자녀를 교육하는 현대 부모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

    ‘다섯 가지 미래 교육 코드’의 저자 김지영 박사가 지적한 대로 댐이 만들어져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에, 부모는 지금 어떤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살피면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 이제 ‘한 가지 전공을 공부해서 그 전공을 가지고 한 가지 직업을 가지고 사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다양한 융합 전공을 하게 될 것이고, 살면서 몇 번이고 자신의 직업을 바꾸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지금껏 부모 시대에 우리가 해 왔던 대학 진학만을 위한 공부에서 벗어나 어릴 때부터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아이의 적성을 찾아 그에 맞는 진로를 준비해야 한다.

    ◇ 급변하는 교육제도, 초등진로교육에서 해답을 찾아라

    “2016년 현재 세계의 7세 어린이의 65%는 나중에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5년 내 선진국에서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인공지능·로봇기술·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닥쳐 상당수 기존 직업이 사라지고 기존에 없던 새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 세계경제포럼(WEF)이 2016년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 중에서

    미래에서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의 말대로 지금 대학 졸업생이 사회에 나가면 적어도 여섯 번은 직업을 바꿔야 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지금껏 대학이 첫 직업을 위한 교육을 했다면, 이제는 여섯 번째 직업을 가질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2016년에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전면 도입 되고 나서, 교육부는 올 2월,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의 세부시행계획을 확정 지었다. 학교현장의 진로교육 운영 내실화가 그 주요 내용이다.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를 운영하는 시범학교를 대폭 확대하고, 비교과 창의적체험활동에도 진로교육 관련요소를 반영토록 권장한다. 초등생 대상 진로심리검사를 도입하고 중·고교 대상 창업 진로상담프로그램도 마련하는 등 진로 교육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진학에 초점을 둔 교육이 아니라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진로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 중・고등학교의 진로교육은 자유학기제와 인턴십(현장실습) 운영, 진로탐색과 진로설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초등학교의 진로교육은 진로에 대해 인식하고 교과에 기반을 둔 현장견학이나 캠프 등 체험에 있다.

    <진로체험 교육과정 길잡이(초등학교용)>에서는 초등 학년별로 다음과 같은 진로체험 시수와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 초등진로교육 차시를 대폭 늘렸다고는 하나, 여전히 중∙고등학생의 진로체험활동에 비해 초등학생들은 진로 교육의 폭이 좁고 그 시간도 부족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입시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5학년이면 진로를 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초등 5학년이면 자신의 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너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일을 하고 싶니?”
    “솔직히 제가 무엇을 잘하는지,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어요.”

    많은 대학생이 대학에서 진로 교육을 받으면서 실토하는 말이다. 그와 함께 그렇게 힘겹게 대학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한 대학생의 많은 수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라서 방황과 혼동의 시간을 맞는다.

    더는 부모 시대의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초등학교 때,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알기 위해서 여러 경험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들을 하나의 로드맵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러한 경험이 반복된다면 아이는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갈 힘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현재 교육 시스템에 기준을 두되 아이의 10년 후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초등학생의 진로교육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다음 회에는 현 대학입학전형을 통해 교육제도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읽어보고 초등학생 진로교육의 방향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