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형의 영재학교 이야기] 2018 영재학교 자기소개서 작성법④-지원동기/진로계획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3.15 09:03
  • 3월 13일 경기과고가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 전형요강을 발표했다. 3월 14일 현재 8개 영재학교 중 서울과고를 제외한 7개 학교가 올해 전형요강을 공개한 상태다.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제출서류 양식은 경기과고를 제외한 6개 학교가 공개했다. 이 중 인천영재고(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를 제외한 5개 학교는 자소서 양식이 지난해와 동일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소서 항목 구성을 바꾼 인천영재고는 고난 극복 사례 항목을 빼고 인문·예술·융합 역량 사례와 장래희망 관련 항목을 추가했다. 지원동기나 진로계획 관련 내용은 자소서 항목 포함 여부를 떠나 대부분 지원자가 장래희망과 더불어 거의 필수적으로 언급하는 사항 중 하나다. 관련 내용을 통해 자기 공부의 시작과 목표 지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교적 부담 없는 서술이 예상되다가도 막상 글을 시작하면 막막해지고 완성 후에는 남다른 변별력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은 항목이기도 하다. 「임태형의 영재학교 이야기」 자소서 작성법 시리즈 네 번째 순서는 자기소개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지원동기와 장래희망에 관해서다.

    학교별 항목 특징과 대처
    현재까지 항목이 공개된 6개 영재학교 자소서에는 지원동기나 진로계획과 관련된 항목이 모두 포함됐다. 아직 자소서 양식이 발표되지 않은 곳 중에서도 서울과고는 최근 몇 년간 해당 항목을 빠짐없이 포함시켜 왔다. 학교마다 항목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수험생들이 실제 적어야 하는 내용은 대체로 대동소이하다. 각 학교 항목을 비교했을 때(도표 참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한과영과 인천영재고. 한과영은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요구했다. 특목·자사고 면접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질문으로 예년 지원자들의 경우 첫 방향 설정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질문이 상대적으로 추상적이고 광범위하게 느껴진 탓이다. 자신의 수·과학 영재성을 부각시키자니 다른 항목 내용과 겹치는 경우가 많고 단순히 ‘공부를 잘하니 뽑아 달라’ 적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때 다른 학교 자소서 항목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는데, 대구과고의 ‘지원하기 위하여 노력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영재학교 입학을 위한 자신만의 노력과 열정은 누가 보더라도 제법 설득력을 갖춘 선발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런 노력들을 통한 자기 발전과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을 고민해 적는다면 지원동기와 진로계획 또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 올해 처음으로 장래희망 관련 내용을 포함시킨 인천영재고의 ‘꿈을 이루기 위한 학교 생활에서의 자기주도적 활동’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항목 내용이 완전히 동일한 광주과고와 세종영재고는 ‘지원동기와 진학 후 학습계획, 진로 및 장래희망’을 요구해 전형적인 자소서 1번 항목을 구성했다. 아직 올해의 양식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기준 서울과고의 해당 항목은 전체 자소서 분량의 40%를 차지해 영재학교 자소서 중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 합격자들이 많이 쓴 지원동기/진로계획은?
    입시정보 학원멘토가 분석한 영재학교 합격생 자소서에서 자주 발견되는 지원동기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그 첫 번째는 관심 분야 또는 장래희망 연계형이다. 가장 많은 지원자들이 지원동기 서술 방식으로 선택하는 유형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영재학교 입학이 왜 필요하고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역설하는 식이다. 그 과정에서 학교의 구체적인 교육과정이나 특색 프로그램 등이 언급되기도 하며 학교가 바라는 인재상과 자신이 지향하는 바의 유사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처럼 지원 학교가 자신에게 합당한 목표임을 주장하는 과정 속에는, 앞서도 언급했던 영재학교 입학을 위한 지원자만의 특별한 노력들을 함께 서술하는 경우도 많다. 학교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과 그로 인한 실천들이 드러나면 더 좋겠지만 반드시 영재학교를 목표로 한 직접적인 학습·탐구 과정들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수·과학 공부와 관련된 자신만의 의도와 목표이다. 지원동기를 장래희망이나 관심 분야와 연계해 서술할 때에는 미래 과학인재로서의 뚜렷한 목표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기본인 셈이다. 이는 신입생의 입학 후 교육과정 적응이나 졸업 후 진로 방향까지를 고려해야 하는 학교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영재학교 합격자 자소서 지원동기 항목에서 두 번째로 많이 등장하는 서술 유형은 학교와 자신과의 직·간접적인 연관성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언론이나 책, 선배 등을 통해 알게 된 학교의 위상이나 졸업 선배들의 활약상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적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때로는 설명회 등 학교 방문 기회 때의 경험을 지원동기로 삼기도 한다. 단발성 경험을 소재로 삼는 것이 때때로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중학생 수준에서의 진정성만 잘 드러낸다면 무리 없는 서술이 가능하다.

    지원동기와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밖에 없는 장래희망 등 진학 후 진로계획과 학습계획은 구체적인 진로 분야와 실천 가능성이 높은 세부 과제를 제시한 합격 자소서가 많았다. 불확실성이 큰 자신의 미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꿈이나 계획의 크기와 비전보다는 개연성 있는 성취 로드맵이 더 중요함을 의미한다. 어느 정도의 정보 수집과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는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은 영역이다. 입시를 떠나, 평소 막연했던 진로 계획을 한번쯤 꼼꼼히 따져보는 실천의 기회로 삼지 않는다면 허황된 이야기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 유의해야 한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