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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대입에서 논술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꾸준히 감소했다. 이를 두고 논술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말이 나돈다. 하지만 고은 대성마이맥 입시전략실장<사진>에 따르면 “주요 대학만으로 한정했을 때 선발 인원은 크게 줄지 않았으며, 주요 의대 역시 선발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세대 의예과는 전체 모집 인원 110명 중 40명을 2018학년도 논술 전형으로 모집한다. 성균관대는 전체 모집인원 40명 중 10명, 중앙대는 86명 중 50명, 경희대는 77명 중 22명을 선발한다. 이어 고 실장은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가장 높은 수시 전형으로 꼽힌다”며 “지난해 수시모집에서는 40.46대 1을 기록한 바 있으며, 최근 3년간 평균 35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논술 폐지에도 서울 주요 大 22.3% 논술전형 선발
2018학년도 수시 논술전형 모집 인원은 1만3120명으로 지난해 대비 1741명 감소했다. 고 실장은 “이는 전년도에 1040명을 모집하던 고려대가 올해 논술전형을 폐지한 영향이 크다”며 “그렇다고 다른 상위권 대학이 고려대의 논술 폐지를 따라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 “논술전형은 대학에서 내신이 다소 불리해도 글쓰기 능력, 수학ㆍ과학적 사고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심층적으로 검증해 선발하는 전형이니만큼 우수한 학생을 모집하고자 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논술전형은 학생부 교과의 반영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내신 경쟁력이 높지 않은 특목고ㆍ자사고 재학생들에게는 여전히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고 실장은 “논술전형에서 교과 성적은 지원자들에게 부여되는 기본점수가 높은데다 학생부 등급간 점수 차이가 작아 크게 변별력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연세대는 논술전형에서 내신 1등급의 점수 차가 0.8점에 불과하다. 이 점수 차이는 높은 비중으로 반영되는 논술고사 성적으로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물론 2018학년도 대입에서 논술전형으로 뽑는 인원은 수시와 정시를 합산한 대입 전체 모집인원 대비 3.7%에 불과하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모집에서 논술전형의 선발인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2.3%에 달한다. 고 실장은 “전체 대학에서의 논술전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을지라도 서울의 주요 대학으로 좁혀놓고 보면 논술전형은 상위권 대학으로 진입하기에 충분히 영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학기 초, 논술 공부 계획 정해야 할 적기…제시문 놓고 깊이 고민할 것
고 실장은 3월인 지금이 논술 공부에 얼마나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6월 모의평가 때까지 논술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성적이 신통치 않게 나오면 여름방학부터 논술 공부에 집착하는 학생을 자주 봤어요. 그런데 시간에 쫓겨 준비할 경우, 심도 있게 준비하기보다는 단순한 기술 등에 연연할 가능성이 크죠. 그런 면에서 3월부터 차근히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3ㆍ4월은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통해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1ㆍ2 내신 성적을 토대로 수시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이를 바탕으로 논술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 지 스스로 분석해야 합니다. 쉽고 빠른 길은 없습니다. 제시문과 출제 문제를 두고 깊이 고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죠. 또한 보다 긴 호흡으로 다소 난도 높은 제시문이나 문제를 접하는 것이 좋습니다.”
논술전형은 수험생들의 범교과적 지식을 평가하기 위한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인문계열은 교과서나 EBS 교재 등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바탕으로 정해진 글자 수에 맞춰 견해를 나타내거나 비판하라는 식이다. 또한 시사 문제와 객관적 사실을 비교하고 분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형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과 지식을 넘어서는 별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제시문을 꼼꼼하게 읽고, 출제 문제까지 정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특히 인문계 논술의 경우 답안 중 논제를 이탈하는 실수를 많이 해요. 이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 독해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큰 도움이 됩니다. 또 도표나 그래프 문제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으므로 사탐 과목 중 사회문화나 경제에 대한 공부를 통해 제시문 이해력을 키우는 것도 좋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신문기사를 정독하고 문제의식을 갖는 연습도 필요하지요.”
자연계열의 경우 교과 과정과의 연계가 강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학과 과학 과목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학별 기출문제를 놓고 풀어보고 모범답안과 비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고 실장은 “마구잡이 식의 문제풀이가 아닌 문제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를 분석ㆍ해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수능 가형 30번 문제가 수리 논술과 직결될 수 있으니 평소 해당 문제를 많이 풀어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2018학년도 수시를 말하다] “논술 영향력 죽었다고? 주요 대학 영향력 여전”
-⑥고은 대성마이맥 입시전략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