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진로∙진학 컨설팅] 2등급 2개만 넘으면 돼!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7.02.01 09:10
  • 대입은 ‘전략’이 필수다. 수시와 정시를 한방에 모두 잘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고른 능력을 갖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표를 갖고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다. 전략을 갖추는가, 그렇지 못하는가가 합격의 ‘질’을 가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간혼 그 ‘전략’이라는 것이 조금 무모해 보이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그 무모함은 수능을 준비하지 않거나,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것에서 온다. 그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아이들 사이에 흔히 ‘육(6)논술’이라고 일컫는 전략인데, 6개의 수시 원서 카드를 모두 논술을 쓰기로 했을 때 볼 수 있다. 논술전형은 정말 글쓰기에 자신이 있어서 선택하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학생부로 딱히 자신이 생각하는 학교에 가기 어려울 때 지원하는 것이 다수다. 알다시피 내신이나 활동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그런 이유로 이 전형은 정말 합격하기 어렵다. 같은 이유로 지원한 일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이 무척 치열하기도 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글을 잘 써내는 것도 쉽지 않기도 하다.

    따라서 논술을 준비하는 아이들에게는 꼭꼭 수능을 끝까지 놓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편이다. 수능 성적의 최저 기준이 없는 논술을 본다고, 수능을 등한시하고 글쓰기에만 매진했다고 하자. 글을 잘 써서 합격의 기쁨을 맛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인생이 꼭 생각한 대로만 풀리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자신의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받아들 수도 있다. ‘논술만’으로 학교를 가겠다는 것이 조금은 위험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수능 성적의 최저 기준이 있다고 할지라도 2과목, 1과목의 기준만 딱 넘으면 된다는 마음가짐도 경계해야만 한다. 실제로 ‘2과목에서 2등급만 넘으면 돼요.’라는 자세로 공부를 하던 학생들 중 실제 그 등급에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또 이렇게 최저 기준에 충족되지 못하는 점수를 기록했을 경우, 정시로도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기 어렵기도 하다. 딱 최저 기준만 생각하고 준비하면, 수능 자체에 대한 열의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 패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적당함’은 때론 미덕이지만, 또 어떤 상황에 따라서는 ‘안일함’이 될 수 있다. 등급 안에 들 수 있을 만큼만, ‘적당히’ 공부하자는 마음은 경계대상일 수밖에 없다. 처음 언급했던 대로 ‘전략’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전략만으로 입시에서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논술을 본다고 할지라도 등급 안에만 들면 된다는 마음보다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받겠다는 단단한 각오가 분명 필요하다. 혹여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수시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정시에서 2차, 3차를 또 노려 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입시 결과를 만들고 싶다면, ‘2등급 2개만 넘으면 돼!’ 적어도 이런 마음은 지금부터는 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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