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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지원자 모두가 지필고사나 캠프 전형을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1~2단계에서 우선선발 되거나 중도 탈락할 경우 지필고사나 캠프 전형을 치를 필요가 없거나 아예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마지막 캠프 전형은 까다로운 준비 과정에 비해 응시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누구도 중간 탈락이나 우선선발을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서류 준비 이전부터 2~3단계 대비를 함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변별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지필고사의 경우 수삼 년 이상을 준비해온 수험생도 적지 않다. 전형이 몇 달 남지 않은 지금 시기에는 그간의 준비 상황이 어떻든 문제풀이의 쳇바퀴를 잠시 벗어나 전형 전체를 조감하고 계획을 추스를 필요도 있다. 현재까지의 준비 상황에 맞춰 남은 기간을 전략적으로 운영해야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입시 일정과 학사 일정을 무리 없이 함께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컨설팅 학원멘토가 분석한 지난해 각 영재학교 입시 결과들을 토대로 올해 지원자들이 알아야 2~3단계 전형 분위기와 사전 대비책에 대해 알아봤다.
영재학교 지필고사 준비
영재학교의 지필고사는 매년 그 출제 형식이나 문제 성향이 학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특정 학교의 특정 유형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난 2017학년도 입시에서는 총 200~300분의 시간을 학교마다 2~3교시로 나눠 지필고사를 치른 바 있다. 수학 2시간 + 과학 2시간 형태의 시험이 가장 많았고, 국어/역사 등의 문제가 포함된 서울과고의 영재성·사고력 검사(60분)나 과학예술영재학교들의 에세이 쓰기(40분)가 특징적이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2016입시에 이어 2017입시에서도 수학만 3시간 시험을 치렀으며 과학은 기존 150분을 120분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문항 수는 소문항 기준 과목별 20~40문항이 일반적이다. 학교에 따라 서술형, 단답형, 객관식이 두루 포함될 수 있는데 지난 입시에서는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이 유독 많았다. 평소 고난도 문제들에 대해 깊게 파고드는 습관도 중요하지만 시험 날짜가 다가오면 속도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정해진 시간 내에 일정 수 이상의 문제를 풀어내는 연습이 반복 돼야 단기 실전에서 제 실력 발휘가 가능하다.
예년에 비해 과학 난이도가 높았던 것도 지난해 입시의 특징이었다. 그래서인지 과학 독서 역량이 탄탄하고 막판에 과학 정리에 집중했던 수험생들의 합격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전체적인 문항 난이도는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교과 심화 수준부터 국내외 경시대회 수준까지로 비교적 다양했다. 또한 점차 늘고 있는 실생활 연계형, 창의사고·융합형 문제들은 다양한 영역에 대한 관심과 자신만의 문제 접근 방식을 요구했다. 평소 모범답안과 다른 방식으로 정답을 찾아가는 공격적인 도전들이 입시에 도움 될 수 있었다.
올해 영재학교 지원 계획이 있는 예비 수험생이라면 먼저 최근 2~3년간의 각 학교 기출문제를 풀어 보는 게 우선이다. 50% 이상의 문제들에 대해 의미 있는 접근이 가능하다면 남은 기간 부족한 분야를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 그렇지 못 할 경우는 자신 있는 분야부터 더 깊게 파고드는 학습 전략이 추천된다.
영재학교 캠프 준비
전체 영재학교에 제출된 서류의 20~25%는 1단계에서 탈락한다. 2단계 지필고사(경기과고는 1단계)에서는 응시자 대다수가 탈락하고 상위 20~25% 이내 학생들만이 마지막 캠프 전형에 오른다. 여기까지도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그 중 50% 정도에게만 최종 입학이 허용 된다. 평균 2:1의 결코 만만치 않은 경쟁률임에도 불구하고 캠프 참여자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최종 합격’이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철저한 캠프 대비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설레임’이다. 대부분 수험생들의 캠프 대비가 부실한 이유는 또 있다. 지필고사 합격자 발표부터 캠프 시작까지의 촉박한 일정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과고는 지필고사 합격자 발표 닷새 후 캠프를 진행했다.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전형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 따라서는 보름 이상의 여유 기간이 있기도 했지만 기말고사 준비 등과 겹쳐 체감은 길지 않았다.
반면 캠프 전형의 실제 평가 요소들은 단기간 대비가 쉽지 않다. 1박 2일 또는 2박 3일간 이뤄지는 면접, 토론, 조별과제, 탐구활동, 글쓰기, 문제풀이 등이 모두 그렇다. 더군다나 이런 세부 평가 과정들은 학교마다 다르고 매년 달라질 수 있어 예측도 쉽지 않다. 따라서 캠프 준비는 2단계 통과 후 별도의 시간을 내거나 단기간 집중하기보다는 서류 준비나 지필고사 과정에서부터 조금씩 병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캠프에서의 탐구과제나 문제풀이는 사실상 지필고사 준비와 맥을 같이 할 수밖에 없고, 면접·토론 등은 자소서 작성 과정에서 함께 대비가 가능하다. 특히 관심 분야에 대한 독서나 학생부 활동 사항을 점검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보완해 두면 다양한 지식이나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캠프 과제 수행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임태형의 영재학교 이야기] 영재학교 지필고사와 캠프 준비(2018 영재학교 입시 준비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