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플래너, 하루 일과 즐겁게 시작하는 '원동력' 됐죠”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2.28 09:48

[1등의 플래너] 조민재(서울 반포고 3)군

  • 조민재(서울 반포고 3)군.
    ▲ 조민재(서울 반포고 3)군.
    조민재(서울 반포고 3)군은 2017학년도 대입(大入) 수시모집에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합격했다. 조 군의 고교 내신 평균 등급은 ‘1.13’, 전교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면서도 지난 3년 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상위 1%의 황금 스펙을 가진 조 군의 학습 비결은 바로 ‘사진액자형 플래너’다. 그는 “입학식과 졸업식, 운동회, 소풍 등 가족들과의 추억이 담긴 나만의 플래너를 제작해 사용했다”며 “매일 일정을 확인해야 하는 플래너가 삭막하고 딱딱한 형식이 아닌,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사진들로 채워져 있어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사진액자형 플래너는 조 군 이모의 아이디어로 제작됐다. 디자인 관련 분야에서 일해온 이모는 지난해 학생회장 선거 운동에 쓰일 피켓과 벽보 제작을 도와주면서 플래너도 함께 만들어줬다. 조 군은 “제 방문에 손으로 대충 적어 만든 계획표가 붙여진 걸 보고, 이모가 깔끔하게 다시 제작해 준 것이 플래너의 시작”이라며 “이모에게 이달의 계획을 문서로 전달하면, A4크기에 제 사진들로 꾸며진 특별한 플래너를 만들어줬다”고 했다.

  • 플래너로 인해 가족들도 웃음 짓는 날이 많아졌다. 조 군은 방문 앞에 플래너를 붙여 틈날 때마다 오가며 볼 수 있도록 했다. “같이 사는 조부모님과 부모님도 제 방문에 붙여진 플래너를 보며 늘 흐뭇해 하셨어요. 오랜만에 어린 시절의 저를 만나는 기분이 드셨던 것 같아요. 가족 모두가 ‘다음 플래너는 어떤 사진으로 꾸며질까’ 기대도 하고요. 다른 친구들은 일정표를 보고 해야 할 일들만 생각하는데, 저는 늘 행복한 기분으로 일정을 확인할 수 있어 즐거웠어요.”

    계획에 맞춰 생활하다 보니 성적도 올랐다. 2학년 때까지 내신 공부에만 치중해온 조 군은 3학년이 되면서 수능 공부에 집중하고자 모의고사에 대비한 플래너를 작성했다. 그는 시험이 있기 한 달 전부터 계획표를 토대로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과목 순서도 수능과 마찬가지로 국어-수학-영어 순으로 공부했다. 조 군은 “수능은 내신과 달리 하루에 주요 교과목 모두를 치르는 시험”이라며 “계획을 세워두지 않으면 다양한 과목을 조화롭게 공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플래너 계획에 맞춰 공부하게 됐다”고 했다.  

    조 군의 플래너 속 일정은 단순하다. 그는 플래너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과목을 공부한다는 큰 틀만 잡는다. 이후 그날 학교 수업에서 부족하다고 느낀 범위를 위주로 유동적으로 공부한다. 예컨대, ‘국어’라고 쓰인 시간에는 이날 수업에서 부족하다고 느낀 ‘고전시가’, ‘비문학’ 등을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식이다. 조 군은 “매일 쓰는 일일 플래너도 작성해봤지만 모두 지키기 힘들거나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이 자주 발생했다”며 “욕심을 내 빡빡하게 일정을 짜기보단 큰 틀 안에서 세부적으로 그날그날 부족한 부분을 생각하며 공부하고,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조 군은 플래너를 잘 쓰고 싶은 친구들에게 ‘계획에 너무 얽매이지 마라’고 조언한다. 플래너를 활용하는 것은 성적 향상을 목표로 하는 것인데, 계획을 지키는 것만 생각하다보면 그 본질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저도 한때 플래너에 맞춰 공부하다 힘이 들 때면, 계획한 시간이 끝나기만을 멍하니 기다린 적도 있어요. 플래너에 모든 일상을 맞춰 사는 것에 만족하기 보다는 자신이 부족한 과목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