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가 아니다, 액티브시니어다(4)] 어르신들, 문화에 일자리와 콘텐츠를 더하다
조가희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1.28 11:53
  • 한동안 문화는 전문 예술가나 경제력 있는 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은 문화에 대한 선입견이 흐려져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를 즐기고 있다. 게다가 문화 향유의 기회가 부족했던 노년층도 이제는 당당히 문화의 한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문화 향유 활동이 늘어나면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말까지 등장했으니, 이들은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어르신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대표적이다.

    능동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문화를 나누는 액티브 시니어는 지금 또 다른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작은 문화공동체가 자생력을 갖추게 하고, 어르신들의 관점으로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어르신문화일자리’와 ‘어르신문화콘텐츠’ 사업은 어르신들이 창조적 문화생산자가 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르신문화일자리’ 사업은 ‘어르신문화공동체’(봉사단, 동아리 등)를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협동조합이나 법인단체로서의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어르신문화공동체 유지를 위한 운영 실무 및 컨설팅을 지원함으로써 어르신들의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창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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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남구문화원의 ‘공예마루’
    ▲ 울산남구문화원의 ‘공예마루’
    울산남구문화원의 ‘공예마루’는 어르신들에게 목공예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참여 어르신들이 스스로 동아리를 구성했다. 어르신들은 동아리활동으로 지역 예술인들과 연계하여 다양한 디자인의 목공예품을 제작한다. 2015년에는 ‘어르신문화일자리’사업을 통해 ‘문화공예협동조합’을 설립하였으며, 어르신들의 삶의 노하우가 담긴 공예품을 제작하고 있다. 현재 울산 지역 내에서 공예품 작업장과 판매처를 확보했고, 지역 관광상품을 개발,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다. 향후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상설 판매장을 확대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어르신의 문화활동을 기반으로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 경남남해문화원의 '나는 바리스타다'
    ▲ 경남남해문화원의 '나는 바리스타다'
    남해문화원의 ‘나는 바리스타다’는 어르신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시작으로 ‘커피마을 협동조합’까지 설립하였다. 올해 8월에는 빈집을 개조하여 지역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는 문화카페 ‘네발자전거’를 오픈하였다. 카페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지역의 청년 예술프로그램 등에 기부해 세대간 소통과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어르신문화콘텐츠’사업은 어르신들의 시선으로 지역 문화콘텐츠를 발굴 및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어르신들의 생애서사와 경험 등을 어르신들의 시선과 감성으로 조사·발굴하여 콘텐츠화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전통문화의 고증이나 재현보다, 평범한 개인들의 지역적·일상적 삶에 더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역사성과 인문성을 재확인하여, 향후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려 한다.

  • 고창문화원의 ‘지역 소리 발굴 2인극 양성’
    ▲ 고창문화원의 ‘지역 소리 발굴 2인극 양성’
    고창문화원의 ‘지역 소리 발굴 2인극 양성’사업은 고창의 지역적 소재(역사, 인물, 산업 등)로 만담을 구성하고 공연하는 사업이다. 판소리 6마당을 정리한 동리 신재효 선생의 고향답게, 만담을 통한 2인극을 개발·공연하고 있다. 지역의 대표적 유산을 어르신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고창 사투리를 살려서 만담 극본을 완성한다. 향후 2인극 축제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참가자들의 열의가 높다.

    한편,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은 10여년의 운영 노하우가 축적된 추진체계를 갖춘 사업으로 세부 사업별로 명확한 목표로 진행된다. ‘어르신문화일자리’, ‘어르신문화콘텐츠’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창조적 문화생산자가 되도록 유도한다. 동 사업을 통한 어르신들의 문화 향유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