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다시 수능 출제 오류…최상위권 피해 예상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1.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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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수능 이의신청 검토 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출제오류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뉴시스
    ▲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수능 이의신청 검토 결과를 발표하는 브리핑에서 출제오류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뉴시스
    지난 17일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서 2문제나 출제오류가 발생했다. 한국사 14번은 복수정답으로, 과학탐구영역 물리Ⅱ 9번 문항은 정답이 없어 응시생 전원이 정답처리 된다. 한 해 두 문항이 출제 오류로 판명되면서 수능 출제 및 검증 시스템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25일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사 14번 문항은 보기에서 제시한 선고문을 보고 구한말 창간된 신문 대한매일신보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찾는 문제다. 애초에 제시된 정답은 1번 '국채 보상 운동을 지원했다'였지만, 5번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했다'도 정답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과학탐구 물리Ⅱ 9번 문항의 경우, 학회 자문을 거친 결과 정답이 없어 모두 정답으로 결정됐다. 자기장의 방향이 전제되지 않아 보기에 제시된 'ㄱ'의 진위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이의신청 게시판에서는 단 한 건만 글이 올라왔지만, 평가원의 자체 모니터링단에서 이의가 제기됐다고 평가원은 설명했다. 음절의 종성과 관련된 음운변동 현상을 묻는 국어 12번 문항에 대해서는 이의제기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능 체제가 도입된 1994년 이후 평가원이 출제 오류를 공식 인정한 것은 2004학년도, 2008학년도, 2010학년도, 2014학년도, 2015학년도에 이어 이번이 여섯 번째다. 반복적인 출제오류에 대해 김 원장은 교육부와 협의해 수능 출제 검토 시스템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개선 사항을 마련해 내년 6월 모의평가 때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출제 오류에 대한 책임에 대해 그는 "수능 문제의 출제와 인쇄, 채점은 평가원의 전담업무인 만큼 평가원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다만 12월 7일까지 채점과 성적 통보라는 중요한 업무가 남아있고 출제 오류 발생 원인과 개선책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한 만큼 일단 급한 일부터 마무리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의신청이 제기된 문항의 심사 결과는 평가원 홈페이지(www.kice.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입시업체들은 이 같은 정답 발표로 최상위권 학생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물리 Ⅱ는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모두 정답 처리된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의 경우, 이 과목에 응시한 1만8884명의 수험생이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