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수학 모두 까다로워, 종합 사고력 요하는 문항 다수 출제돼
박기석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1.17 19:52

[2017 수능, 수학 전문가 총평]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어렵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2교시 수학 영역에 대한 대부분 전문가 반응은 ‘어렵다’로 통일됐다. 문·이과를 가리지 않고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까다로웠다는 평이다. 정용관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는 가·나형 모두 6·9월 평가원 모의고사 때보다 높을 것”이라고 했다.

    수학 영역이 까다로웠다고 표현한 핵심은 고난도 문항의 개수다. 전문가들은 최상위권을 가르는 킬러 문항을 가형(이과) 4개, 나형(문과) 3~4개 정도로 꼽았다. 가형은 20, 21, 29, 30번이고 나형은 20, 21, 30번이다. 정상모 스카이에듀 강사는 “나형 29번은 가형(18번)에 공통 출제된 문항으로 문과 학생들은 비교적 어려워할 수 있지만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훈련이 돼 있다면 비교적 쉽게 풀 수 있다”고 했다. 보통 쉬운 난이도라고 표현할 때 고난도 문항은 21, 30 두 문항뿐이다.

    예상 외 ‘불수능’탓에 전문가들은 1등급 커트라인(원점수 기준)을 예측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수능이 마무리된 17일 오후 7시 기준 이투스, 비상교육, 유웨이중앙교육 등 대부분 입시업체들은 수학 1등급 컷을 가형 92, 나형 88점으로 추정했다. 정상모 강사는 “가형 92, 나형 88이 유력 1등급 컷이지만 학생들 체감 난도가 높아 이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했다.

    수능 출제본부에 따르면 대부분 문항은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식으로 출제됐다.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했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 나형에서 일부 문제를 풀려면 언어적 독해력을 필요로 해 문제를 꼼꼼하게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차기옥 영통 이강학원 수학관 원장(스카이에듀 명품수리논술팀장)은 “가형 29번 문항은 공간도형과 벡터를 다룬 문항으로 개념도 어려울 뿐더러 공간감각이 없으면 계산식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아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고난도 문항을 제외하면 대부분 각 단원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지 판단하는 간단한 이해력을 묻는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전체적으로 9월 모의평가와 체제나 문제 유형이 매우 유사하게 출제됐다”고 했다.

    이종서 소장은 “올해 수능은 개정 교육과정으로 시행된 첫 수능이어서 앞으로 몇 년 간 시행될 수능의 방향성을 알려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시행된 이번 수능은 2021학년도 수능 전까지 같은 범위로 출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