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제시된 항목 순서보다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순서대로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11.16 11:15
  • 고입 자기소개서는 들어가야 하는 항목을 대체로 지정해두는 편이다. 제한된 글자 수에 비해 많은 내용을 지정하다 보니, 학생들은 빠듯하게 글자 제한을 지키면서도 내용이 자연스러운 연결성을 갖도록 쓰려고 노력한다. 당연히 쉽지 않다. 특히 여기서 각 항목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완성도 있는 글을 쓰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내용들 간의 연결성이 잘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를 제시되어 있는 문항의 순서에 맞게 억지로 작성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체로 자소서에서 처음 제시된 항목은 ‘자기주도 학습’과 관련된 학습계획과 실천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여기에 자신이 어떤 패턴을 갖고 공부해왔는지를 집중적으로 쓴다. 대체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오답노트’, ‘플래너’, ‘설명식 공부’ 등이 있다. 그런데 바로 처음에부터 다짜고짜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담다 보니, 뒤에 있는 지원동기, 진로계획 등과 상관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아니, 상관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차라리 내용의 순서를 바꿔보자고 한다. 제일 먼저 글의 시작을 지원동기 혹은 진로계획으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그 뒤에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학습계획을 짜고 공부를 해왔다는 이야기로 개연성을 살리라고 한다. 이렇게 순서를 바꾼 것만으로도 이야기의 구조가 꽤 잡히는 편이다.

    게다가 학습법에 대한 내용은 대체로 개성을 살리기 쉽지 않다. 학생들 사이에 통용되는 학습법 자체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다 비슷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습법에 대한 내용의 첫 시작은 무척 밋밋해 보일 수가 있다. 글의 개성을 살리고 싶다면 학습법으로 글을 시작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반면 자신의 꿈을 명확히 밝히고 자신의 꿈을 위한 노력을 학습법과 고등학교에 대한 지원동기로 푼다면 자신만의 색깔이 좀 더 한 눈에 드러날 수 있다. 꿈은 대체로 모든 아이들이 같지 않을뿐더러 꿈을 갖게 된 동기나 가치관에 대한 내용은 개성을 담을 수 있는 여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또 순서가 달라지면 다른 학생들의 글과 차별성도 챙길 수 있다. 같은 구조의 글이 많다 보면, 당연하게도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다. 글의 순서를 굳이 같게 하지 않고, 주제를 자신이 풀고 싶은 순서대로 재배치 해보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좀 더 부각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을 먼저 쓰라는 이야기는 꾸준히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학습’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하긴 하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학습 이후의 그 ‘무엇’일 것이다. 최근은 그 '무엇'을 진로로 본다. 학습을 하게 된 이유를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한 목표에서 찾아서 연결 짓도록 해보자. 어쨌든 공부는 미래를 위해서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시대를 준비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그런 진취적인 꿈과 도전을 더 바라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아,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몇몇 학교의 경우 자소서 항목 순서를 꼭 지켜서 쓰라고 하거나 각 항목별로 내용을 구별하여 작성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물론 그 요구대로 작성하는 것이 필수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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