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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이겼다.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대부분이 그가 대통령에 부적합한 인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하면 여성을 만나도 인사 대신 여성의 성기를 만져도 된다’고 말했다. 멕시코인을 강간자로 몰기도 했다. 대통령의 품격에 맞지 않는 언행이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이 대체 어떻게 대통령이 된 걸까?
오바마의 승리에는 데이터 과학이 있었다. 개인화된 데이터로 모든 선거 자료를 개인의 관심사에 맞춘 게 주효했다. 이번 대선 또한 올드 미디어에 대한 뉴 미디어의 승리로 볼 수 있다.
올드 미디어는 힐러리가 승리하리라 믿었다. 다수의 여론 조사는 힐러리의 승리를 예상했다. 95~99%의 승률을 예측했다. 올드 미디어의 예측은 실패했다.
뉴미디어에서는 트럼프의 승리를 비교적 높게 평가했다. 오바마 선거를 정확하게 맞춰 데이터 과학계 스타가 된 네이트 실버는 이번에도 누구보다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높게 평가하여 다시금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구글 등 미국 검색 엔진도 힐러리보다 트럼프의 검색량이 더 많다는 이유로 트럼프의 압도적 화제성을 예상했다.
예측뿐만이 아니다. 올드 미디어는 영향력에서도 뉴미디어에 비해 초라했다. 올드 미디어는 대개 힐러리를 지지했다. 그들은 대선 토론 중에도 트럼프의 말이 얼마나 부정확한지 철저하게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많은 대중은 그런 골치 아픈 문제에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 속 시원한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는 본인 자체가 언론이었다. 트위터에서 그는 막말을 쏟아냈다. 비웃음을 당하기도 했지만, 무시당하진 않았다. 언제나 그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그의 말을 팬들이 SNS로 전달했다. 기성 언론의 도움 없이도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를 수행할 정도의 영향력을 얻었다.
트럼프의 승리는 어떤 의미일까? 트럼프의 발언은 진보와 보수,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해야 할 언행이 아니다. 앞서 소개한 트럼프의 발언을 보라. 대통령이 해도 될 말은 아니다. 기술과 시대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될 언행을 용인한 셈이다.
심지어 그는 당선한 다음 날 자신의 공약을 모두 뒤집으며 정치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트럼프 본인은 정작 당선 이후에는 자신의 과격한 언행을 모두 취소했다. 어쩌면 그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과거 언행이 대통령에 부적합했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왜 마땅히 걸러져야 하는 언행에 대중은 열광한 걸까?
수없이 쏟아지는 발언 중 옳은 발언을 골라내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은 아닌가 한다. 수많은 매체에서 잘못된 정보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사람은 거짓이라도 믿기 시작했다. 수많은 정보 중 옳은 정보를 찾으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국내 기성 언론조차 ‘트럼프가 박근혜 대통령 예를 들며 힐러리 클린턴을 모욕했다’라는 잘못된 뜬소문을 보도해서 망신을 당했다. 누구도 뉴미디어의 정보에 홍수 속에서 정확한 정보만 얻고 있지 못하다.
교육에는 여러 가지 존재 이유가 있다. 좋은 시민을 만들어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시민 교육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사회에 대한 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새 시대에 기술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민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주의에 가치가 지켜진다. 새 시대 새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트럼프 시대 시민에게 필요한 새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