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불변의 법칙?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9.28 13:25
  •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이 한시름 놓은 것처럼 보인다. 드디어 수능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 어쨌든 수능 최저 등급을 충족해야 합격이 가능한 전형들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와는 별개로 지난 수시기간 동안 접했던 자기소개서를 보며 올해 특히나 느낀점이 많았다.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며 느꼈던 개선 되었으면 하는 부분이나, 새롭게 배운 부분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일단, 올해 학생들의 자기소개서가 지난 해와는 또 다른 질적 향상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매해 자소서 작성 노하우들이 공유가 되고, 합격사례들을 접하는 기회가 늘면서 잘 쓴 자기소개서들을 많이 참고한 것 같다. 게다가 일부 학교에서는 자기소개서를 일찌감치 준비시키다 보니 장기간 공들여 작성하며 글 자체의 퀄리티가 많이 향상되어 보였다. 예전 입학사정관 전형 당시에 접했던, 혹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시작과 함께 접했던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와는 수준 차이가 정말 많아졌다. 상향평준화가 두드러지게 눈에 띄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안타까운 점도 분명 있었다. 좋은 샘플들이 다양하지 않다보니, 획일화된 규칙에 휩쓸리는 글들이 빈번히 보이기도 했다. 샘플들을 통해 일정한 작성 규칙을 발견한 듯 했는데 필자의 눈에는 그 규칙이라는 것이 절대적이지 않아 보였다. 그대로 써서 잘 된 학생도 있지만, 잘 안된 학생도 있다. 모든 개별 사례마다 특이한 점이 있기 때문에 자소서 작성에 정해진 규칙이 있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정해진 규칙이 있다면, 그게 진정한 의미의 자기소개서가 맞을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실제로 이번에 만났던 학생들 중, 자기소개서 지도를 받았다는 학생 둘이 전혀 다른 지도를 받았다고 한다. 모두 합격 사례를 기반으로 지도를 받았던 경우다.  A학생은 ‘소제목을 꼭 쓰래요’라고 했고, B학생은 ‘소제목은 쓰지 말래요’라고 했다. 어떤 것이 맞을까? 필자의 생각은 둘 중 하나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본다. 둘 다 합격생의 사례였다면, 분명 각 학생의 학생부 활동과 잘 맞는 내용의 자기소개서가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해당 학생들의 학생부를 직접 본 것도 아니라면, 결국 이는 반쪽자리 정보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자기소개서만으로 합격했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합격생의 사례로 규칙을 찾지 말자. 그렇게 정해놓고 글쓰기를 시도한다면, 썩 좋은 글이 나오기 어렵다. 불변의 법칙이 존재하는 글쓰기란 없다. 그것보다 말 그대로 자기소개서에서는 ‘자기’를 제일 중시하기 바란다. 어떻게든 자신을 드러내는 게 우선이지, 정해진 틀 안에 자기를 욱여 넣는 것이 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에서 제일 중요한 건, 글쓰기 방법이 아니라 적절한 소재와 그 소재에 얽힌 지원자의 생각과 정신이다. 모든 합격자의 글을 전부 역추적해서 다 보지 않는 한,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불변의 법칙 같은 건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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