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학업계획과 진로계획에 대한 영민한 서술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9.21 11:04
  • 대입 자기소개서 작성이 마무리를 향해 가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대학별 자율항목인 4번 항목이었다. 공통항목은 여러 학교에 같이 지원하다 보니 그만큼 작성에 공을 들이기도 했고, 학과를 정확히 정하기 전부터 이미 오래 전부터 써놓은 것들도 많았다. 그 덕분에 여러 차례 다시 보기도 하고 수정도 하며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4번 항목은 그렇지 못했다.

    아이들이 경쟁률과 전년도 합격자들의 성적대를 보며 학교나 학과를 바꾸다보니 정확히 4번 항목의 작성 유무나 질문 내용이 정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마감에 임박해서 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다른 새로운 항목을 작성해야 하는 경우들도 많았다. 당연히 급한 마음에 글이 제대로 나올 턱이 없다. 4번 자율항목은 대체로 지원동기나 이를 위한 노력을 묻기도 하고, 학업이나 진로계획을 서술하라고 하기도 한다. 여기서 지원동기는 학생들이 그래도 자신의 꿈과 연계했던 활동 때문에 한번쯤은 생각해본 적이 있었지만 학업계획이나 진로계획에서 막막함을 크게 느끼는 것 같았다.

    어떤 직업을 갖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까지는 생각해봤지만, 아직 어떻게 그 위치에 도달하는 지는 제대로 찾아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자신의 꿈이 생명과학자인 학생이 있다고 하자. 어떻게 진로계획을 세워서 어떤 생명과학자가 되겠다는 말인가? 여기에 대답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물론 미리부터 한 분야를 위한 구체적인 진로계획을 준비해둔 학생들도 있겠지만, 대입을 앞두고 디테일하게 준비하지 못한 아이들은 대체로 여기서 당황하기 마련이다. 또 이런 디테일은 어느 날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도 하다.

    그래서 필자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교나 학과의 홈페이지나 그 분야와 관련된 학회 사이트들을 찾아보는 수고를 권하는 편이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그 학과별 교육과정이 게시되어 있다. 자연스레 어떤 수업을 진행하고, 전공으로 들어야 하는 과목은 무엇인지, 선택해서 듣는 과목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진로에 대한 설명도 친절히 나와있는 편이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진로 중 보건복지부가 눈에 띄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다시 보건복지부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하는 일이나 특징을 파악해보자. 그러면 보다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막연히 생명과학자가 되어, 생명과학을 발전시키겠다는 것보다 훨씬 낫다.

    학업계획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거나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막연한 내용을 적기보다는 좀더 많이 찾아보길 바란다. 학교의 전공과 관련된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찾아본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글 사이에는 성실함과 열정의 차이가 느껴질 수 있다. 실제 부지런한 학생은 그 학교의 학회나 동아리명까지 꿰어 오기도 한다. 당연히 간절함과 그에 따른 노력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자기소개서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단 하나의 요소는 아닐지라도 그래도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주기에 효과적인 수단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아주 작지만 섬세한 요소들이 다른 이들과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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