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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이제 이번 주 수요일 21일이면 수시 원서 접수가 모두 마감됩니다. 서울대 연세대 홍대 등 몇 몇 대학만이 월요일 19일 마감이고 대부분의 대학들이 21일 수요일 마감합니다.
6장의 카드를 어떻게 쓸지 이미 결정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고 아직 고민 중이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오늘은 고민 중이신 분들이 최선의 선택을 하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나중에 후회를 덜 하게 될지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조언이라고 생각하시면 저는 감사하지요. 먼저 첫 번째 케이스.
학생부 종합에 올인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전체 고 3 수험생 중에서 3분의 1 정도는 여기에 해당합니다. 상대적으로 내신은 좋고 비교과도 탄탄한 반면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입니다. 이들은 이미 8월 한 달을 자소서에 매달려 9월 모의고사 준비를 거의 못 한 상태에서 9월 모의고사를 망친 경우가 많아 더욱 더 위축된 상태에서 원서 접수를 해야 합니다. 이들은 5개의 대학은 이미 결정하고(자소서를 써야 하니) 하나 무조건 붙어야 하는 학교를 놓고 고민 중입니다. 그런데 학종에서는 무조건 붙는 학교란 없습니다.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이 성균관대에 떨어지고 연대에 합격한 학생이 한국외대에 불합격하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학생부 종합입니다. 대학마다 학과마다 인재상과 평가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의고사 성적 때문에 수시에 무조건 붙을 학교 학과를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5 플러스 1’. 5개 대학보다 조금 밑의 대학(대학 서열화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 죄송합니다)을 정해서 반드시 한 곳은 수능 최저가 없거나 약한 대학의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보험을 드십시오. 올해 교과 전형에는 유달리 면접이 없는 학교들이 많습니다. 내신이 좋은 학생들은 이들 대학에 하향 지원을 망설일 것입니다. 다른 데 다 떨어지고 이곳만 붙으면 어떻게 할까? 이런 생각 때문에 지원을 망설이다 끝내 못 쓸 겁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중상위권 대학 학생부 교과 전형은 같은 학교를 기준으로 어쩌면 학생부 종합 전형과 내신 등급이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해봅니다. 입시는 남들의 생각을 읽고 반대로 가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학생부 종합과 수능에 반반씩 운명을 건 학생들을 위하여
이들은 대개 최상위권 학생들로서 내신도 좋고 수능 모의고사 성적도 좋은 경우입니다. 학종에서 붙으면 좋은 거지만 정시까지 간다고 생각해서 수시에서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지요. 그래서 이들은 이런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대 연대 고대 학종과 논술 전형까지 모두 5장의 카드를 서연고에 쓴 뒤 나머지 한 장을 놓고 성균관대 논술이냐, 서강대 일반 전형(수능 이후 자기소개서 접수)이냐를 놓고 고민을 합니다. 그래서 수능이 잘 나오면 서강대 성대를 포기하고 못 나오면 부랴부랴 논술 준비를 하거나 자소서를 쓰게 되는 경우지요. 두 전형 모두 경쟁률이 수십 대 일이기 때문에 최저를 맞추고 자소서를 잘 쓴다, 혹은 논술 시험을 잘 치렀다는 기분이 든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서강대 혹은 성대 중에 한 곳은 보험(아마 붙겠지)이라는 생각과 함께 수능 날까지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버리기는 아깝죠. 서강대 일반 전형은 내신보다는 비교과 전공적합성이 조금 더 중요한 전형 같습니다. 따라서 비교과 전공적합성을 기준으로 성대 논술이냐, 서강대 일반 전형이냐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서강대냐, 성대냐? 사실 많은 학생들에게는 부러운 고민일 뿐이죠. 특히 다음 케이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그럴 것 같습니다.
논술과 적성고사 아니면 원하는 대학을 절대 갈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하여
중위권 학생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내신도 썩 좋지 않고 그렇다고 비교과도 좋은 편도 아니고 모의고사는 안 나온다는 표현보다는 오락가락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학생들입니다. 특히 재수생 N수생이 들어온 6월과 9월에 상당한 낙폭을 겪은 학생들이 많습니다. 결국 이들도 학종 지원자처럼 나름 수시 올인을 합니다. 대신 논술 아니면 적성고사를 택합니다. 수능보다 논술 기출 문제 풀이나 적성 모의고사 풀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 이유는 적성 검사 논술 전형에 올해 최저가 없거나 완화된 대학들이 유달리 많기 때문이지요. 모의고사가 한 때는 잘 나온 적도 있고 해서 왠 만하면 대학을 낮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논술과 적성 검사에서 상향을 합니다. 그리고 수능은 한 두 과목은 버리고 최저를 맞출 자신이 있는 과목에 집중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의 고민은 결국 수능 최저를 맞출 확률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과 논술 고사 혹은 적성 검사에서 내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이 두 전형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똑 같은 처지입니다. 이미 경쟁률이 50대 1을 넘어가면 그때부터 실력이 아닌 운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원서 접수와 관련 중요한 고민은 수능 이전에 논술과 적성을 보는 대학에 지원 여부입니다. 논술은 수능 이후 대학들이 다수지만 반대로 적성은 수능 이전의 대학들이 다수입니다. 결국 적성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 이전에 승부를 거는 것이 일반적이고 논술 준비생들은 반대로 수능 이후에 운명을 거는 것이지요. 반대로 생각하면 수능 이후에 적성 검사 대학들과 수능 전의 논술 시험을 치르는 대학들에 기회가 있는 것입니다. 적성 검사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 중에서 수능 성적이 오를 가능성이 엿보이는 학생들에게는 수능 이후 적성 검사도 몇 장 안배를 하시고, 논술은 죄다 수능 이후로 돌리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6월에 비해 수능 성적이 하향세이거나 과거 11월에 유달리 약했던 학생들이라면 수능 후 최저 없는 논술 고사 한 두 곳은 반드시 써야 합니다. 반대로 적성검사를 수능 전에 치르는 학생들은 수능이 잘 나올 수도 있으니 한 곳 정도는 상향해서 수능 이후 논술 고사를 치르는 대학(수능 그주보다는 준비 시간이 있는 그 다음 주 주말에 시험을 치르는 대학이 좋습니다)으로 결정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수능 전에 적성 준비하고 수능 대박을 만난 뒤 수능 이후부터 벼락치기 논술을 하는 거지요.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정시만이 희망인 학생들을 위하여
내신이 너무 안 좋거나 대학별 고사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는 학생들(대부분의 하위권 학생들이 이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합니다.)이라면 무조건 정시에 올인 해야 합니다. 논술 적성검사 모두 일정 등급 이하의 경우에는 만점을 받아도 역전이 불가능하기에 그렇습니다. 이들은 수시에 미련을 버리고 지금부터 남은 기간 동안 오로지 수능 하나만 파고 들어야 합니다. 수능도 4 영역 모두 반영하는 대학들보다 2 플러스 1(두 과목 필수 한 과목 선택)인 대학들을 고려해 3 영역에 시간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특정 과목이 잘 안 나오는 학생들이라면 무조건 그 과목을 버리고 나머지 과목에 공부 시간을 집중해야 합니다. 수능 이후에 논술 고사와 적성 검사 대학(특히 수능 다음 주에 시험이 있는 대학) 중에 몇 군데만 원서를 쓰고 수능 당일 날 가채점 결과를 보고 논술을 치를지 적성검사에 집중할지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선택의 순간은 괴롭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괴로운 시간도 즐거운 시간도 지나고 나면 기억일 뿐이죠. 괴로운 기억은 있어도 괴로운 순간은 없습니다. 괴로운 기억을 지우고 그 자리를 즐거운 기억으로 끝없이 대체하면 매 순간이 마법의 순간인 것이죠. 60년대 미국의 팝 그룹 드리프터스의 노래 제목 ‘This magic moment’처럼 말이지요.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이 노래를 선물로 드립니다.
https://youtu.be/Ul041CSNJto -
※에듀포스트에 실린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진상의 입시 속 의미 찾기] 수시 원서 남은 한 장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