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눈에 띄는 추천도서 9선
김소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7.14 12:40

  • 뜨거운 여름 아무것도 없는 풍족한 섬으로 떠나고 싶은 그대에게


    지난 11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꼽은 ‘2016년 휴가철 추천도서’ 9선이 공개됐다. 문학예술·인문학·자연과학·유아아동 4개 분야에서 선정됐다. 문학예술분야에서는 제레미 머서가 지은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이숭원의 ‘백석을 만나다’, 안소영의 ‘시인 동주’가 인문학분야에서는 양태자의 ‘중세의 길거리의 문화사’, 사키야마 가즈히코의 ‘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리처드 H. 스미스의 ‘쌤통의 심리학’이 꼽혔다. 자연과학분야에서는 마크 미오도닉의 ‘사소한 것들의 과학’이 유아아동에서는 다시마 세이조의 ‘염소 시즈카’가 각각 선정됐다.

    이중 휴가철 도서로 단연 돋보이는 도서는 ‘아무것도 없는 풍족한 섬’이 아닐까. 회사를 그만두고 필리핀 섬으로 떠난 중년의 행복을 그린 이 책은 52세의 나이로 화려한 경력과 안정적인 직위를 버리고 정말 아무것도 없는 섬을 통째로 매입하고 그곳에서의 삶을 택한 저자의 이야기다. 섬에는 300여 명의 토착민이 살고 있었다. 주변인들은 섬 주민들이 토지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으니 그들을 이주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저자는 섬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저자는 카오하간이라고 불리는 섬에서 겪은 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꿈에서나 그리던 남쪽 나라 섬에서 사는 이 남자의 이야기를 강원대 철학과 이진남 교수는 다음과 같이 평하며 추천사를 전해왔다. 그는 “섬을 개발해서 돈을 벌려고 하지도 않고 주민들을 내쫓거나 이용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적선하듯 일방적으로 도와주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들과 이웃이 되어 같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곳에 집을 짓고 살고 싶은 곳으로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고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삶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 저자는 이것이 바로 진정 ‘자유로운’ 삶이라고 말한다”라며 “우리는 잠깐 동안의 휴식을 위해 야자수가 있는 섬을 찾지만 가진 것을 다 내놓고 그곳에서 삶의 나머지를 다 보내고 있는 저자야말로 가장 풍족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빽빽한 하루 일과에 눈이 부실정도로 따가운 폭염, 신경을 긁는 자동차 크락션… 우리는 어쩌면 현대의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자연으로 풍족한 섬 그 섬에서의 휴식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사키야마 가즈히코 지음/콤마